[교단일기]교사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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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교사라는 이름으로
  • 경상일보
  • 승인 2023.04.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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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단아 울산 화암초 교사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마주하면 늘 질문을 한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직업이 뭔가요?” 둘 다 참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직업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교사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회사에 다닌다거나 대충 둘러댄다. 교사라는 직업이 절대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두렵고 그 후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교사라는 직업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 필자가 느끼는 교사라는 직업은 안타까울 정도로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더 이상 존경받거나 명예직이라는 책임감을 느끼기 어렵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일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동료 교사가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팔로 학생을 의자에 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 역시 교사의 팔을 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그 후 학생 지도과정에서 교사는 사과를 요구하였으나 이에 학생은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에게 돌아온 것은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학부모의 언성이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교사에게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라고 했고, 교사는 다시 한번 더 조사를 요구했으나 상황은 더욱 악화해 경찰조사까지 받게 되었다. 물론 경찰조사는 혐의없음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6개월을 넘어갔으며 그동안 교사의 마음은 피폐해졌다.

요즘 이러한 일들은 아주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체벌이나 옛날 방식의 교육이 바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교사는 이러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좌절할 수밖에 없다. 교과서 이외의 교사 중심의 교육 과정을 펼치기 두렵기 때문이다. 괜한 짓을 하다 오히려 아동학대나 다른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시간이 많아 좋겠다” “학생들이 하교하면 교사도 퇴근하는가” “방학에는 계속 노는 것이냐” 등의 질문은 늘 필자를 난감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실상 학교에서의 모습은 다르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업무에 눌려 수업 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 때문에 교과서를 싸매고 집으로 가는 교사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방학도 마찬가지. 교사들은 학기중 연가를 거의 쓸 수가 없다. 자신의 수업을 다른 교사에게 부탁하고 자리를 비우는 것이 여간 죄송하지 않기 때문이다. 몸이 아파 병가를 쓸 일이 생겨도 웬만하면 학교에서 자리를 지키는 교사들이 더 많다.

이번 교단일기를 통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회에서 교사들을 바라보는 눈이 좀 더 따뜻해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분위기가 교사를 좀 더 명예롭고 책임감 있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학생에게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결국 이것이 울산 교육을 발전시키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신단아 울산 화암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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