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 조선업계의 ‘수주랠리’ 속에서도 중소 조선 협력사들이 미납된 4대 보험료 납부 부담과 인력 부족 문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업황이 좋은데도 불구, 중소 조선업계는 되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겨우 빠져나온 울산 조선업계가 원·하청간 건강한 생태계 구축과 원활한 인력 수급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장관은 3일 울산에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조선 협력사 대표들은 4대 보험료 미납금 납부 부담과 인력 부족 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2018년부터 5년간 고용위기지역에 지정돼 4대보험 납부 유예 등 혜택을 받아온 조선 협력사들이 지난해 말 재지정에 실패하면서 겪고 있는 고충을 헤아려 달라는 호소였다. 현대중공업협력사협의회 소속 162개 협력사 중 거의 3분의 1이 이 문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 협력사 대표들은 경영안정자금 상환기간 연장, 중진공 정책자금 대출기한 연장 및 한도 상향,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적용기준 완화 등을 다시 요청했다. 그동안 수차례 정부 부처와 울산시 등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업계의 갈증을 풀어줄만큼의 속 시원한 해법이 나오지 않자 다시 요청한 것이다. 경영난에 내몰린 중소 조선업계의 읍소나 다름 없다.
울산 조선업계의 인력난도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HD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4월말까지 올해 수주목표의 62.2%를 달성했다. 이로 인해 올해 울산 동구에만 4000명 이상의 숙련공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인력수급은 ‘동맥경화’로 답답한 상태다. 조선 협력사 대표들은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주52시간 근무제를 노사간 합의를 통해 결정하고, 올해 특별연장근로 결정도 빨리 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에 이영 장관은 “제2의 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울산시, 지역의 모든 혁신기관들이 원팀을 이뤄 세계 1위의 기술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조선업은 고용유발은 물론 철강 등 전후방 효과가 커 석유화학과 반도체가 비틀대는 한국경제에서 캐시카우 역할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모처럼 뱃고동을 다시 울리고 있는 조선업의 부활을 위해 중소기업의 금융부담 완화와 자금난 해소에 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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