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초보 정치인이 본 정치(政治)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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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초보 정치인이 본 정치(政治)의 품격
  • 경상일보
  • 승인 2023.05.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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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완 울산 북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사전적 의미의 ‘정치(政治)’란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오늘 필자는 고전적이거나 사전적인 정치의 내용을 말하고 싶지 않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한 중앙정치도 논할 생각이 없다.

필자는 이제 겨우 11개월째 접어드는 구의원이다. 그렇다고 오래전부터 정치를 꿈꿔온 정치 지망생도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생애 최초로 북구 송정에 내 집을 마련하게 됐다. 당시 송정은 아파트 세대수에 비해 주변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이런저런 현안 요구사항이 많았다. 마침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활동을 하면서 행정기관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됐고, 정치가 정말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느끼며 내가 구의원이 되어서 그동안의 정치인들이 말로만 했던 생활정치를 직접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 막 11개월째에 접어드는 초보 정치인에게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권모술수’가 판치는 소위 ‘멘붕’의 연속이다. 중앙정치야 각종 언론과 TV 방송에서 거의 생중계가 되므로 굳이 설명이 필요 없지만, 기초지자체에서의 정치 생활은 정말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오늘 필자는 초보 정치인의 눈으로 정치(政治)의 품격을 보고자 한다. 중국의 선현인 ‘공자’는 정치를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라고 답했다. 즉, ‘군자는 군자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이다.

이를 대입해 보면 구청장은 구청장다워야 하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다워야 한다. 예산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발로 뛰는 국회의원. 그리고 예산으로 우선순위를 계획해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구청장.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정치는 정치다울 수 있다. 이상헌 국회의원은 지난해 말 △전기·수소차 핵심부품 및 차량 안전성 확보 지원사업 △수소전기차 안전인증센터 구축 △농소~외동 국도건설 △농소~강동 간 도로개설 등 4개 사업의 예산 101억원을 증액해 올해 총 2611억원 규모의 지역구 사업을 반영했다. 울산의 유일한 야당 의원으로서 초당적 협치를 구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다. 이제 이 예산에 대한 올바른 집행은 구청장의 몫이다. 우리 북구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지역의 국회의원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

정치에 있어 우선순위는 당이 아닌 구민이 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이 점에서 구의회 의원으로서 지난 10개월을 돌아볼 때 북구의회가 구민 앞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도 정말 부끄럽다. 초보 정치인의 열정과 패기로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신뢰를 저버린 권모술수 앞에 실망과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잘못을 깨끗이 시인하고 구정 발전을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모습에 ‘정치가 이런 것인가’ 혐오감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다시금 되새긴다. 정치에 도전한 목표가 ‘우리 삶을 바꾸는 생활 정치를 하고 싶었음을…’. 내 이웃의 안락한 삶을 위하고, 우리 구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었음을 말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 하루 4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지역주민을 만나면서 그들을 섬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북구의 구청장부터 국회의원, 구의원까지 우리는 모두 구민의 선택을 받은 자들이다. 그 선택지에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는 없었을 것이다. 구민을 위해 숙였던 머리가 어느새 뻣뻣해지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을 경계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생활 정치 속으로 뛰어들려 한다. 그리하여 북구의 슬로건처럼 ‘새 희망 미래도시 명품북구’가 실현되는 그날, 초보 구의원 박재완도 함께 했음을 구민들이 기억해 주길 바란다.

박재완 울산 북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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