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늘어나는 고독사, 지역사회 온기 더욱 북돋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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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늘어나는 고독사, 지역사회 온기 더욱 북돋워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5.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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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80대 노인이 원룸에서 사망한지 한 달만에 발견됐다. 그는 혼자 살면서 술에 의지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이같은 고독사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해 동안 58명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전년도에 비해 1.8% 증가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3378명이 고독사를 했으며 이는 전체 사망자 31만7680명 중 1.1%에 해당하는 것이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가리킨다. 점점 많아지는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18일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11~12월 복지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인 가구 947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독사 위험군이 인구의 3%인 152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이에 복지부는 2021년 기준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6명꼴인 고독사를 2027년까지 0.85명으로 20% 줄이기로 목표를 세웠다.

고독사 위험은 고령층보다 중장년층, 특히 50대에서 가장 높았다. 고령자일수록 사망률이 높지만 고독사 위험은 중장년이 더 커진 것이다. 중장년층의 경우 실직과 이혼이 잦은데다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독사 위험군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통·반장 등 지역 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와 같은 지역밀착형 상점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 또 다세대 주택, 고시원 밀집 지역 등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다.

세대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1인 가구 중 중장년층(40~60대)은 ‘경제적 문제’를, 청년층(19세~30대)은 ‘정서불안’을, 노인층(70대 이상)은 ‘건강문제’와 ‘정서불안’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재취업 프로그램, 노인들간 상호돌봄을 위한 노노케어, 심리적 안정 지원, 응급상황 연락체제 등을 제공해야 한다.

고독사는 사회가 메말라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쓸쓸한 죽음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고독사를 줄이기 위한 최후의 방법은 결국 이웃의 따뜻하고도 빈틈없는 보살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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