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열의 고용노동 이슈(5)]기업의 HR(human resources) 패러다임의 변화와 공감채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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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열의 고용노동 이슈(5)]기업의 HR(human resources) 패러다임의 변화와 공감채용 확산
  • 김창식
  • 승인 2023.05.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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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

5월의 경제상황을 살펴보아도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도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달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7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저성장, 고금리 영향과 함께 일상회복으로 인한 IT·SW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멈춘 상태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다’는 인구는 20대가 38만6000명, 30대가 27만4000명으로 증가했고, 두 세대를 합치면 66만명에 달한다. 40대와 50대 총 61만3000명 보다 많은 수준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0·30대의 ‘쉬었음’ 인구가 많아진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뉴노멀 및 저성장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전통적인 사업영역이 붕괴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간 융·복합 및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절차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채용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을 인력계획에 따라 모집·선발하는 단계로 인사관리의 출발점이며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기능이다.

모집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찾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며 채용의 시작점, 회사와 지원자 간의 정보 공유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직무수행 요건에 맞는 정확한 선발 기준에 근거한 채용은 기업 경쟁력과 연계될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HR 컨설팅회사 머서는 수년 내 기업에서 운영 중인 직무나 스킬의 42%가 재정립이 필요하며, 약 53%의 직무는 사라지고, MZ 세대의 등장은 일의 가치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운 인사관리 패러다임으로 기술 기반 또는 전문성 기반의 조직인사관리로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람관리 방식에서는 직급과 직무 중심으로 업무의 형태가 주어지고, 이에 기반한 제한된 경력이동이 있었으나, 최근 고정된 직무보다는 수시로 발생하는 임무(assignment) 형태의 비중이 높아지고 또한 이러한 일의 기준으로 스킬 클러스터(skill clusters)라는 세부적인 기술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미래 인재(future of talent) 차원의 가장 큰 특성은 구성원의 40~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MZ세대가 등장하고,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의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본인의 직무를 통한 성장 가능성과 경력개발을 주시하고 있으며, 자신의 취향과 삶의 워라밸 중시한다는 점이다.

또한 과거에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가치를 제공했다면,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는 MZ세대에게는 보다 세부적인 개인별 가치(individual value proposition) 제공이 중요하며, 이에 구직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고용자 브랜딩(employer branding)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구직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채용시장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용 브랜딩은 조직의 구성원들과 구직자들이 우리 회사를 일하고 싶은 회사, 지원하고 싶은 회사로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공감채용은 기존의 채용 방식에 절차적 공정성과 적극적인 정보의 공개를 통해 구직자에게는 결과에 대해서 공감하도록 하고, 기업에게는 긍정적인 고용 브랜딩을 통한 우수인재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기업은 범용적인 인재의 채용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살형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머서의 조사에 의하면 본인의 직무에 만족하는 63% 인력 중, 회사와의 정합성(fit)이 맞을 경우 대다수 인력 회사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회사와의 정합성이 맞지 않더라도 회사에 잔류를 희망하는 직원은 70%에 달했다. 이는 M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더욱 본인의 직무가 중요한 세대라 할 수 있다.

기업은 다양한 형태의 채용 기준 및 프로세스를 통해 보다 적합한 인재 선발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사의 독특한 기업문화(culture fit) 중시, 다양한 영역의 HR 테크 활용, 면접관 교육 강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인력풀 확보, 조기 적응 프로그램 도입 등이 이러한 활동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필자가 청년 구직자들과 인터뷰한 결과를 대다수가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 안정적인 근무환경, 도전적인 업무기회 부여, 회사에 대한 자부심 등이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응답했다.

정리하면 투명한 정보 공개와 능력중심의 채용을 통해 구직자와 기업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모집에서 채용 결과 발표까지 전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과 관련한 기업의 정보를 제공해 구직자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능력중심의 채용 모델을 확대해 지원자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선발 도구를 개발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의 수집 제한 및 부정채용을 금지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정채용을 넘어서 공감채용 프로세스로 구직자에게는 채용 결과에 대한 공감을 얻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구직자의 긍정적인 채용경험으로 호의적인 고용브랜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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