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공업도시로 태동했지만 그 한편으로는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과거 한 때 ‘공해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얻었으나 지금은 산업과 생태가 조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생태와 산업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산업을 부흥시키려면 개발이 불가피하고, 생태를 중시하다보면 공장을 세우기가 어렵게 된다. 22일은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이다. 행정과 시민 모두가 ‘생태도시 울산’을 위해 뜻을 모을 때다.
생물다양성은 모든 생명체의 풍부한 정도, 즉 생물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 가를 의미한다. 그 종류는 생물을 구분하는 종(種)이 될 수도 있고, 같은 종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 유전자(gene)가 될 수도 있으며, 그 종들을 담고 있는 그릇인 생태계가 될 수도 있다. 지구상에는 현재 미지의 생물체를 포함해 약 3000만종이 존재하고 있다. 이 생명들은 하나하나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양한 관계 속에 얽혀있다. 그런데 그 생물다양성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울산은 그 동안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울산시가 해 온 사업으로는 철새이동경로사이트 등재 및 후속사업 추진, 생물다양성센터 운영, 생물다양성 탐사 개최, 겨울 철새 모니터링 및 데이터 구축, 부상 야생동물 구조 및 치료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5월 울산이 철새이동경로사이트에 등재된 것은 울산을 국제철새도시로 알리는데 큰 몫을 해냈다. 철새이동경로사이트에는 서산시 천수만을 포함해 국내 18곳이 등재돼 있으나 동해안 도시로는 울산이 유일하다.
또 울산시는 지난 2018년 4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생물다양성센터를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센터는 반딧불이 서식지 복원, 생물다양성 사진 전시회 개최 등 여러가지 생물다양성 보전활동을 벌이고 있다. 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는 매년 생물다양성 사진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생물다양성탐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 탐사를 통해 식물류, 버섯류, 조류, 포유류 등 3413종의 동·식물을 발견했다.
생물다양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만 사람들은 그 가치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생물다양성이 주는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울산시민들도 울산의 생물다양성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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