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대학 구조조정, 울산 대학유치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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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대학 구조조정, 울산 대학유치의 기회로
  • 경상일보
  • 승인 2023.06.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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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전국 지방대학이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울산이 대학 유치라는 역발상의 선택을 했다. 지금 대학생이 없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 지방대학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보고 좋은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부의 대학 통폐합 기조에 따라 ‘대학 신설’보다는 ‘이전’에 전략의 포커스를 맞췄다. 대학유치에 성공하면 청년인구 이탈 등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성장력이 감퇴된 울산의 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는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 및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을 지난달 31일 재입법 예고했다. 미래교육혁신단 신설 등 조직 개편과 인력을 보강해 민선 8기 김두겸호의 공약인 4년제 대학교 유치 활동을 본격화기 위한 근거를 담은 조례다. 이를 통해 오는 7월부터 교육부의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나 ‘글로컬 대학 프로젝트’ 등과 연계해 자구책을 마련중인 대학을 중심으로 유치활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두 프로젝트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의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사실상 교육부의 살생부 격이다.

울산이 이처럼 대학의 구조조정 칼바람을 이겨내고 생뚱맞게(?) 대학유치에 나서는 것은 고등교육 여건이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다. 울산의 대학은 4년제 대학교 2곳을 포함해 5곳 뿐이다. 인근 부산(20곳), 대구(11곳)와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대학 수가 적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수천명의 청년 인재가 수도권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지역대학 모집인원 보다 지역 고교 졸업 인원이 3000여명나 더 많았다.

울산의 대학 부족은 전통 제조업의 첨단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선 지연과 지역경제 활력 저하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공계 인재 부족은 R&D 기능 약화, 신산업 기업육성 기반 약화, 청년 인구 유출 등 지역 경제에 악순환의 고리로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산업이 낡고 인재까지 고갈된 울산에 대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역 산업과 경제에 변화를 일으키는 최선의 방법은 우수 인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일이다. 그 소생의 씨앗은 바로 대학교육이다. 울산이 좋은 대학을 유치한다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인재들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환골탈태할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이차전지 등 창의성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의 시발점은 좋은 대학을 유치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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