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부활한 울산공업축제가 지난 1~4일 태화강국가정원과 일산해수욕장 등지에서 나흘간 열렸다. 울산시는 이 기간 동안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7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울산 전역의 32개 프로그램, 256개 부스를 찾아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축제의 성공을 단지 참여 인원수로만 판가름할 수는 없겠지만 당초 40만명을 예상했는데 70만명이 모였으니 이만하면 ‘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다 축제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번에 일산해수욕장에서 개최된 폐막 불꽃축제는 공업축제의 백미였다. 일찍부터 백사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하늘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불꽃쇼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드론 500대가 일사불란하게 그려낸 로고와 슬로건, 공업탑 등은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했고, 밤하늘에 터진 5만여발의 불꽃은 탄성을 자아냈다. 불꽃축제에는 15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메인 이벤트로 펼쳐진 퍼레이드에 주민 동원이 있었다는 것은 ‘옥의 티’였다. 물론 수십년만에 부활한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자신감이 없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수년전 울주군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최 때 읍면별로 주민들을 동원했다가 그 사실이 알려져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이후 주최측은 관객 모집 시스템을 대폭 개편해 오히려 영화제 자체를 업그레이드해버렸다. 메인 이벤트가 부실하다면 보완 방법을 찾는 것이 순리이지 편법부터 찾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울산공업축제는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그렇지만 부활한 공업축제가 다시 안정된 궤도로 올라서고 점차 진화해나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퍼레이드를 매년 똑같은 방식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술이 진보하고 시민들의 삶이 바뀌듯이 축제의 패러다임 또한 변해야 한다.
또 축제는 경제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번에 불꽃축제가 열린 일산해수욕장 일대의 상가에 손님이 넘친 것은 축제의 경제 효과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카페, 음식점 할 것 없이 상가는 관람객으로 가득찼다고 한다. 정체성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밑지는 축제는 의미가 없다. 경제성을 토대로 정체성을 쌓아나가고 나아가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발돋움하는 것이 우리 공업축제의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는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모습의 축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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