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결실위한 농부의 정성은 변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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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결실위한 농부의 정성은 변함없어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10.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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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마다 들러 틈틈이 관리중인 밭.

결실의 계절 가을. 흙을 파고 만지며 키워온 작물을 직접 손으로 거두고 있는 농부들이 있는가 하면, 실내에서 식물의 성장에 알맞은 환경으로 제작된 기계로 작물을 관리하는 농부들도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달라진 오늘날의 수확 철 모습을 비교해 봤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농부 ‘정월모’씨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농사를 배워 온 정월모씨는 1만3220㎡(4000여평) 크기의 논·밭을 혼자 관리한다. 평일엔 직장일로 틈이 없어 농사에 신경 쓰지 못하지만, 주말엔 오롯이 작물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가을철엔 풍성한 수확을 낸다.

주말 아침이면 정씨는 자연스럽게 밭으로 향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정씨의 밭에는 배추나 무, 고추, 호박 등 다양한 작물이 자란다. 지금은 네 식구가 먹을 정도만 심고 키우고 있지만, 은퇴 이후엔 모바일로 간편하게 내부환경 조절이 가능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 진정훈 대표의 스마트팜 모습.
▲ 진정훈 대표의 스마트팜 모습.

밭 정리를 마친 정씨는 쉴 틈도 없이 논으로 나설 채비를 한다. 정씨의 논에는 11월이 돼야 수확이 가능한 품종인 새일미와 찰벼를 심어놨다. 정씨는 논 주변으로 도랑을 만들어 물을 빼고 기계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논을 말리는 작업을 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논 주변을 돌며 막힌 곳이 있으면 뚫어주고 높게 자란 피를 뽑아주는 등 물이 다 마르기 전까지 할 일이 끊이지 않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탄저병과 같은 병충해를 막기 위해 사람이 하루 종일 밭에 붙어있어야만 했지만, 그나마 품종 개량이 된 종자를 심기 시작하면서 일이 절반 이상 줄었다. 또 개인이 갖추기 어려운 값비싼 농기구를 저렴하게 빌려주거나 초기 시설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가 늘어나며 지역 농부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밭으로 돌아온 정씨는 예비 농부들을 위해 “농업이 미래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 생각하고 추천하지만,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는 일인 만큼 다방면으로 많은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며 “무작정 진입하기보다는 충분히 공부하고 작게 시작해 조금씩 규모를 키워가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 농부 정월모씨가 밭에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 농부 정월모씨가 밭에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울산 울주군 웅촌면 스마트팜 ‘유니스퀘어’

땅에 직접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는 달리 실내에 설치된 구조물에서 농사를 짓는 스마트팜은 하루하루가 수확철이다.

여기선 40일 정도면 대부분의 엽채류 수확이 가능하다. 온도와 습도는 물론 이산화탄소 농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일반 노지 농사의 10~30배에 달하는 수확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유니스퀘어’는 IT를 전공한 진정훈 대표가 운영 중인 스마트팜이다. 66㎡(20평) 남짓의 공간에서 버터헤드, 카이피라 등과 같은 다양한 유럽 상추 종류를 재배하며 매년 조금씩 성장 중이다.

▲ 진정훈 유니스퀘어 대표가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 진정훈 유니스퀘어 대표가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스마트팜 역시 기본적인 노지 농사 과정과 같다. 땅에 심는 것처럼 씨앗을 1주일 정도 물이 있는 암막 공간에 둬 떡잎을 틔운다. 이후 이식 작업으로 넓은 곳으로 옮겨 2주가량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면 뿌리가 튼튼해져 정식 작업을 할 수 있는 크기로 자란다.

이때 씨앗이던 상추를 포트에 끼워주고 2~3주간 미네랄과 25가지의 영양분이 섞인 물이 흐르는 공간에 옮겨두면 곧 수확할 수 있다. 노지 상추에 비해 끈끈함이 덜해 씹는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스마트팜 상추는 주로 샐러드나 수제 햄버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스마트팜은 적은 인력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보편화되기엔 어려움이 있다.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광량 조절에 드는 전기요금과 장비 설비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 중에 있으며, 설비를 최대한 저렴하게 납품할 수 있도록 여러 기업과 연계해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영상=전상헌 기자·김은정 인턴

※QR코드를 찍으면 전통 농법과 현대방식의 ‘노지농부 VS 스마트팜’에 대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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