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이달 새 학기가 시작된 후, 학부모가 장애 학생의 소지품이나 옷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는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A학교에서 장애 학생의 옷자락에 꿰매어 숨겨진 녹음기가 발견됐다.
지난달 23일에는 B학교에서 개학 첫날부터 반복적·지속적으로 학생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낸 학부모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녹음기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앱을 통해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학교 수업과 생활지도 내용을 듣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관련 울산교사노조는 본보의 요청으로 최근 지역 특수교사 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몰래 녹음 1차 판결 이후 울산에서 장애 학생이 녹음기를 소지하고 등교한 사례를 직접 목격한 경우는 아직까지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애 학생이 녹음기를 소지하고 등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경우는 20명 모두 ‘있다’고 대답했다.
또 ‘불법 녹음 차단 기계’를 개인적으로 구입할 의향도 20명 중 18명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녹음기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재판부가 몰래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뒤 지역 특수교육 현장에서도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울산교사노조는 특수교육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 등 교육 공동체 간 상호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울산교사노조 관계자는 “울산시교육청 차원에서 특수교육 지원 인력 확충, 제3공립특수학교 개교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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