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장애인 치과 치료의 실태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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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장애인 치과 치료의 실태와 개선
  • 경상일보
  • 승인 2024.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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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필자가 치과 진료실에서 진료를 할 때, 가장 힘든 경우는 장애인 환자를 치료할 때였다. 일반 지체 장애인의 경우는 충분한 의사 소통을 통해 무난히 치료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며, 행동 조절 또한 예측할 수 없어 일반적인 치과 진료실 상황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것조차 힘들어 하고, 진료 의자에 앉아 검진을 받는 것도 힘들어 한다. 보호자와 의료진이 함께 보조해 겨우 검진을 시행해도 완벽한 검진을 시행하기는 어렵다. 치료 또한 쉽지 않다.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은 진료대에 스스로 앉을 수 없어 여러 명이 함께 들어서 올려야 한다. 중증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지적 장애인은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더욱 힘들다. 간단한 치료라도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보호자를 포함한 환자를 고정시키는 사람 3~5명이 필요하다. 진료 시간도 30분부터 길게는 2~3시간이 걸린다. 경증의 경우에는 충분한 설득과 의료진의 보조하에 예방치료나 간단한 충치 치료를 시행할 수 있지만, 중증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저항이 너무 심하면,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부득이 전신 마취를 시행한 후 구강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행하게 된다. 내원 횟수를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진료를 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진료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전신 마취를 한 경우에는 마취에서 깬 후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진 후 귀가할 수 있게 별도의 회복실이 필요하다. 당연히 마취과 의사와 일반 간호사도 필요하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일반 치과 개원의들은 중증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의 치료를 꺼리게 되고 현실적으로도 이런 시설의 불비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러한 장애인 치료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치료 수가가 현저히 낮아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도 없다고 할 수 없다. 현재 장애인 전담 치과진료 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울산지역 중·경증 장애인(지적·자폐성·뇌병변 장애인 등)은 5만1000여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는 울산대 병원에서 개설한 ‘울산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이러한 장애인들에 대한 치료를 도맡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려되는 사항도 있다. 지난 2022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서울대치과병원내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적자 규모가 약 110억 원에 달한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적절한 재정 지원이 없으면 이러한 장애인을 위한 치과진료센터도 더 늘어나기 보다 기존의 시설도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난 2월22일 열린 2024년도 제4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 결과, 장애인 치과 처치·수술료 가산 항목 및 가산율이 전폭 개선되었다. 이에 따라 올해 4월부터는 장애인 치과 가산 항목이 기존 17개에서 88개로 5배 이상 확대 적용되며, 가산율 또한 기존 100%에서 300%로 대폭 상향된다고 한다. 적용 대상은 치과적 장애인에 해당하는 뇌병변·지적·정신·자폐성 장애인이며, 경증과 중증 모두 포함된다고 한다. 이러한 장애인 치과 처치·수술료 가산율 확대 적용에 힘입어 개원가에서도 장애인 진료 활성화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울산의 5만이 넘는 치과적 장애인을 한 기관이 도맡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비교적 협조가 가능한 경증 장애인의 경우, 개원가에서 이번 개선 사항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장애인 치과 치료가 활성화 될 경우 크나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시설과 길어지는 치료과정, 치료를 받기 전까지 대기하는 동안 더욱 더 악화되는 구강 위생 상태로 보호자들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개원가에서도 이번 개선 사항을 잘 활용했으면 한다. 또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많은 시설 투자와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장애인 치과 치료 시설에 대한 확대를 주문한다. 그래서 모든 치과적 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이 언제나 마음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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