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장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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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장에 답이 있다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4.04.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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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섭 사회문화부 기자

지난달 20일 울산시가 관내 하천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 올해 ‘지방하천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태까지 울산시는 국토교통부가 일괄 수립한 지방하천 종합 정비계획(2016~2025·10년 단위)에 따라 지방하천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시가 직접 계획을 수립하게 됨에 따라 지역 여건에 맞는 지방하천 관리가 원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본보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울산 지역 주요 하천은 물론 발원지와 지천까지 현장을 방문해 하천의 실태를 기획 보도했다.

처음부터 기획 기사를 생각하고 취재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1월2일 새해 첫 신문 제작을 위해 취재했던 ‘수달 서식하는 생태하천서 버젓이 불법세차’라는 기사가 기획 기사로 확대된 것이다. 기획 기사 또한 본래 상·하편으로 출고될 예정이었지만, 부서 회의를 통해 시리즈 형식의 기획으로 확장됐다.

이때부터 각 구·군 출입 기자들이 함께 TF를 꾸려 회의와 자료 조사에 나섰고, 구·군의 대표 하천과 과거 오염 사례로 거론된 하천을 탐방했다. 대부분의 하천에는 많든 적든 갖가지 생활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인근 환경에 따라 산업 쓰레기가 버려져 있기도 했다. 현장 확인 과정에서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하천 바닥을 긁어보거나 지천, 농수로, 공유수면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해 보기도 했다.

하천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오줌통’으로 의심되는 물체의 경우 직접 손으로 잔여물을 찍어 냄새를 맡고, 색상을 확인했다.

오수관이 잘못 연결돼 별다른 여과 없이 하천으로 연결되는 곳은 직접 오수관에서 흘러나온 ‘인분’의 촉감과 냄새, 점도를 확인한 뒤 보도했다. 현장과 기사의 괴리감을 줄여 최대한 오보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천의 문제점들은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3개월간 주말 없이 하천을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하나였다. 주민들에게, 시민들에게 외면받은 하천은 결국 관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며 황폐화되고 버려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버려진 하천의 대부분은 불특정 인물들이 쓰레기를 대량으로 무단 투기하거나, 오폐수가 방류되는 등 악순환을 이어가는 게 현실이었다. 다행히 울산시가 나서서 지방하천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주민들에게, 시민들에게 관심받지 못하면 정책 추진 동력을 잃거나 뒷심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울산시가 정책 수립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하천 관리에 시민들이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신동섭 사회문화부 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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