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험천만 목욕탕 굴뚝, 대형 안전사고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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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험천만 목욕탕 굴뚝, 대형 안전사고 막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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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목욕탕 굴뚝은 추억의 상징이었다. 그런 굴뚝이 세월이 지나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은 지 20년이 넘은 목욕탕 노후 굴뚝이 울산에만 84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굴뚝 붕괴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예산지원을 하고 있지만 울산은 아직 이렇다 할 정책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굴뚝은 최소 20m이상이어서 한번 붕괴되면 엄청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예산지원을 위한 조례 등이 필요한 대목이다.

목욕탕 굴뚝은 과거 기름 등을 주 연료로 쓰던 시절, 매연을 배출하기 위해 설치됐다. 당시 벙커C유나 나무 등을 이용해 불을 지펴 물을 데웠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매연을 걸러낸 뒤 공중으로 날려보내기 위해 20m 이상의 굴뚝 설치를 의무화했다. 노후 굴뚝 대부분은 1970~1980년대에 지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목욕탕도 도시가스로 주 연료를 바꾸면서 대부분의 목욕탕은 굴뚝을 사용하지 않는다.

울산에서 굴뚝이 가장 많은 지역은 중구로 37개며, 다음으로 남구 25개, 울주 10개, 동구 7개, 북구 5개 등이다. 가장 오래된 굴뚝은 1959년에 설치된 것으로, 60년이 넘었다.

문제는 굴뚝의 안전성이다. 실제로 지난 3~4월 울산시가 민관합동으로 노후 굴뚝을 조사한 결과, 6개 목욕탕에서 철근 부식, 콘크리트 탈락, 수직 균열 등이 확인됐다. 장기간 방치된 목욕탕 굴뚝은 태풍이나 폭우, 지진 등과 같은 천재지변에 취약해 언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흉기로 변할지 모른다. 굴뚝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최근 부쩍 잦아진 지진이 울산에도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업주들은 가능하면 굴뚝을 철거하고 싶지만 철거비용이 3000만~4000만원까지 들어가 고민에 빠졌다. 관할 지자체도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철거를 강제할 수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자체에서는 지원 근거 및 조례가 없어 굴뚝 철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위험시설에 대한 보완조치 통보 외에는 없다. 인근 부산에도 노후굴뚝이 300개가 넘지만 철거 비용을 지원하는 기초단체는 서구와 중구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사유재산 관리에 공공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위험천만한 굴뚝을 언제까지나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울산시는 하루빨리 관련 조례안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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