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울산시에 따르면 준공 후 20년이 넘은 목욕탕 ‘노후 굴뚝’의 숫자는 총 8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지역은 37개인 중구였고, △남구 25개 △울주 10개 △동구 7개 △북구 5개 순이었다.
목욕탕 굴뚝은 과거 기름 등이 주 연료로 쓰이던 시절 발생하는 매연을 배출하기 위해 설치됐다. 당시 벙커C유나 나무 등을 이용해 불을 지펴 물을 데웠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매연으로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20m 이상 굴뚝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 때문에 울산 노후 굴뚝 대부분은 1970~1980년대에 지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목욕탕이 주 연료를 도시가스로 바꾸면서 대부분의 목욕탕은 굴뚝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사용하지 않는 굴뚝이 철거도 되지 않을 뿐더러, 보수·보강도 되지 않아 균열과 붕괴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3~4월 시가 민관 합동으로 노후 굴뚝을 조사한 결과, 6개 목욕탕에서 철근 부식, 콘크리트 탈락, 수직 균열 등을 확인했다. 보수·보강이 필요한 굴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굴뚝은 1959년에 설치된 것으로, 조성된 지 60년이 넘었다.
문제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철거 비용 때문에 업주가 선뜻 노후 굴뚝을 없애지 못하고 있으며, 시뿐만 아니라 구군에서도 노후 굴뚝 철거 비용에 대한 지원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용하지도 않는 굴뚝을 보수하는 주인이 없을 뿐더러, 민간시설이라 건축주 동의 없이 지자체가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위험해 보이는 시설에 대해서는 주인에게 보완할 수 있도록 주의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근거를 마련해 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어떤 방식으로 지원에 나서는 것이 적합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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