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술을 이용하면 전염병 바이러스 등 온갖 종류의 물질을 단 하나의 나노분광센서만으로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팬데믹 전염병의 충격은 향후 또다시 찾아올 잠재적인 바이러스 발생에 대비한 빠르고 정확한 분석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했다.
금 나노구조를 이용한 라만분광법은 ‘분자지문’이라 불리는 분자의 고유한 진동을 빛을 이용해 고감도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물질의 내부 구조와 화학적 정보를 속속들이 제공한다. 이에 바이러스 양성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고감도 라만분광센서들은 하나의 소자로 한 종류의 바이러스만을 검출하기 때문에, 임상 적용을 고려할 때 생산성, 검출 속도,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분자 하나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금 나노빈틈을 수㎜ 길이의 1차원 구조로 제작해 대면적 고감도 라만분광센싱이 가능하게 하고, 잘 휘어지는 연성물질을 금 나노빈틈 분광센서의 기판으로 접합시키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나노빈틈을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너비로 늘리고, 바이러스를 비롯해 검출하는 물질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빈틈의 너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해 단 하나의 센서로 원하는 물질을 맞춤형으로 검출할 수 있는 광대역 능동형 나노분광센서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더 나아가 우주광학 분야에 사용되는 적응광학 기술을 변형 적용해 센서의 민감도와 제어성을 극대화시켰다. 추가로, 제작에 성공한 1차원 구조를 2차원 분광센서로 확장하는 개념적 모델을 정립해, 라만분광 신호를 약 수십억배 증폭시킬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 이는 바이러스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데 며칠이 걸리던 검사 속도를 불과 몇 초만에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제1저자인 문태영씨는 “분자부터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물질의 고유 성질을 규명하는 기초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들을 맞춤형 단일센서를 통해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는 실용적으로 중요한 연구”라고 이번 성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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