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무도 모르는 등억 간월사지, 적극 홍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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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무도 모르는 등억 간월사지, 적극 홍보 아쉽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4.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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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마을 신불산 경사면에는 신라시대 때 태화사에 비견될 정도로 큰 사찰이 있었다. 이름하여 간월사(澗月寺)다. 간월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1592년 임진왜란 시기 소실됐다가 1634년에 개축됐다. ‘언양현호적대장’의 기록에 따르면 이 절은 19세기 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울산 인근에는 태화사, 간월사, 통도사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규모가 컸는데, 이들 사찰들은 모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들이다. 태화사지는 1962년 태화동 반탕골에서 울산 태화사지 십이지상 사리탑이 발견돼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아직도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대신 ‘태화’라는 이름은 도처에 지명으로 사용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 간월사는 그 터가 명확하게 밝혀져 있으나 찾는 이가 없어 쓸쓸한 폐사지로 남아 있다. 이 폐사지를 찾는 사람은 하루 고작 10여명이며, 그나마 대부분이 인근 모텔 투숙객들이다.

이처럼 간월사지가 시민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간 것은 주위 환경 때문이다. 현재 간월사지는 넓은 면적의 온천단지 속에 자리잡고 있어 담장 밖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사람 키 높이의 담장은 시야를 차단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더욱이 온천단지로 개발된 모텔촌은 밤낮 없이 휘황찬란한 불빛을 발산하고 있어 천년고찰의 폐사지와는 완전히 대비된다.

간월사지에서는 1963년 1월21일 보물 제370호로 지정된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금당지, 금동불 2구, 기와, 토기, 자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석조여래좌상은 울산지역에서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불상이다. 또 금당지 양쪽에 세워져 있는 남·북 삼층석탑은 2019년 1월10일 울산시 유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됐다. 이 모두가 통일신라 말기 불교미술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는 것들이다.

간월사지는 천년고찰이자 대찰임이 분명하지만 위치나 주변환경 등 때문에 홀로 관광자원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바로 인근의 웰컴센터와 홍류폭포, 간월재, 건너편의 부로산 봉수대, 천전리성, 자수정 동굴나라, 작천정 등과 연계해 주변을 관광 네트워크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방치 상태로 있는 천전리성과 부로산 봉수대 등을 좀 더 가꾸고 이를 연결하는 둘레길을 만들 필요도 있다. 모든 관광자원은 개별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지지만 연결하면 새로운 상품으로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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