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로 총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당 재건과 수습에 나설 차기 지도체제를 어떻게 세울지도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애초 중진 당선인 간담회, 당선인 총회를 거치면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임시 지도부가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아 최대한 빨리 정식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하지만 당내 수도권·비주류 그룹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총선에서 패한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지난 19일 국회에 모여 더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당 쇄신이 필요하다고 톤을 높였다.
특히 일부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두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이불로 덮어두는 격’이라는 비판을 내놓는가 하면 아예 전당대회를 개최하지 말고 ‘혁신형 상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윤 권한대행은 낙선자들과 간담회 후 “원외 위원장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분이 많았다. 당선인 총회에서는 ‘실무형 비대위’를 하자는 분들이 훨씬 많았다”며 비대위 성격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해 유보적인 모습으로 돌아갔다.
영남권에 주로 포진한 당선인과 수도권에 많은 낙선자 그룹 사이의 파열음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처음 만난 당선인들이 환하게 웃으며 서로 얼싸안고 ‘생환’을 자축한 장면을 두고 수도권 낙선자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같은 당 맞느냐” 등으로 비난했다. 일부 당선인들이 ‘21대 총선 지역구 의석수(84석)보다 6석은 더 이겼다’라거나 ‘전국 득표율로는 5.4%p 차이에 불과했다’ 등 분석을 내놓는 데 대해서도 낙선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자는 비주류와 지난해 자신들이 주도한 ‘당원투표 100%’ 경선 룰을 고수하려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의 갈등도 커지면서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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