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조원을 들여 울산공장 내에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짓는다. 이로써 울산시는 민선8기 들어서 벌써 20조의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이번 ‘하이퍼캐스팅’ 공장은 울산시가 그동안 전기차 공장 건설에 모든 지원을 다 한 결과 덩달아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그만 일에도 모든 정성을 다 기울이는 울산시의 ‘진정성 투자’가 결실을 본 것이다. 투자는 투자를 부르게 마련이다. 울산시는 방심하지 말고 더욱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지으려는 ‘하이퍼캐스팅’ 공장은 차체 부품을 일일이 용접·조립하지 않고 차체를 한 번에 찍어내는 첨단제조 공법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9월 단체교섭에서 전동화 전환과 차체 경량화를 위해 하이퍼캐스팅 기술 내재화를 본격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6000t 이상의 다이캐스팅 주조기로 초대형 알루미늄 차체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20년부터 이 공법을 도입한 테슬라는 생산속도 향상과 40% 가까운 비용 절감을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량화를 통한 전기차 성능 개선에도 유리해 현재 도요타와 폭스바겐, 볼보 등도 유사한 공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은 이제 중후장대 산업을 넘어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산업으로 장르가 바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하이퍼캐스팅’ 공장 건립은 자동차 산업에 또 한번의 획을 긋는 일임에 틀림없다. 울산은 이제 기존 자동차 도시에서 전기자동차 도시로, 다시 하이퍼캐스팅 자동차 도시로 시대를 건너뛰는 도약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김두겸 울산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업체와의 공사·용역·물품 구매 등에 합의했다. 기업과 지자체, 노조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손을 맞잡은 것은 울산이 점점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변해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울산시는 민선8기 들어 20조의 투자유치를 이뤄낸 성과에 자만해서는 안된다. 지난 2022년 7월 현대차로부터 34년만에 전기차 신공장을 유치한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유치한 것은 큰 성과이지만, 과거 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이 남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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