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슬도,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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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슬도,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4.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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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최근 울산 동구의 슬도는 증평 에듀팜, 함안 무진정, 제주 성안올레, 청도 신화랑풍류마을 등과 함께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됐다. ‘강소형 잠재관광지’는 인지도는 낮으나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 관광지를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으로 2019년부터 관광공사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슬도(瑟島)는 예부터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고, 슬도의 파도 울음소리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고 했다. 슬도를 바다에서 보면 마치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시루섬’, 거북이 모양 같다고 하여 ‘구룡도(龜龍島)’, 전체가 곰보의 바위로 되어 있다고 하여 ‘곰보섬’, 그리고 ‘지리도’라고도 하는 등 명칭이 다양하다. 슬도의 면적은 약 990여 평이며, 퇴적된 사암으로 이뤄져 있는데 100만 개가 넘는 촘촘한 구멍은 모래가 굳어진 바위에 조개류 등이 파고 들어가 살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개벽>이라는 잡지에는 “방어진 항구에는 슬도(瑟島, 속칭 나마꼬시마)라 하는 풍치적(風致的) 소도(小島)가 있어 풍랑을 보장(保障)하고”라고 슬도를 소개했다. 또한 신문에서도 “방어진 항만은 반월형으로 동쪽 지형 끝에 면하는 슬도는 자연 방파벽을 형성하여 완전한 피난항이 되었다”라고 해 당시 슬도는 아름다운 작은 섬으로서 풍랑을 막아주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슬도를 나마꼬시마(なまこしま)라고 불렀는데 나마꼬(なまこ)는 해삼을 뜻하고, 시마(しま)는 섬이므로 해삼을 닮은 섬 또는 슬도에는 해삼이 풍부해 명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도 해녀들이 슬도 부근의 바다에서 해삼을 캐기 위해 물질을 하고 있다.

현재 슬도의 등대는 1950년대 말에 건립됐고, 1989년 해양항만청이 방파제를 건설하면서 이후 걸어서 섬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 해녀들의 애환이 서린 슬도는 풍경이 아름다워 지붕 없는 예술의 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으며, 마치 현무암의 제주도를 미니추어 해 놓은 것과 같다. 2012년부터는 예술제가 열리고 있는데 매년 가을이면 슬도명파(瑟島鳴波)와 함께 음악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한 차례 만날 수 있다.

한편 관광공사는 선정된 잠재관광지의 홍보마케팅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관광지 현황분석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오디오 관광해설 서비스인 ‘오디(Odii)’ 콘텐츠 제작 등도 지원한다고 한다. 특히 2022년에 선정된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방문객 수는 2021년 대비 7.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선정된 ‘거창 창포원’도 디지털 관광주민증과 결합한 사업 등을 통해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2.6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에 울산 동구는 관광공사와 ‘2024 부·울·경 강소형 잠재 관광지 슬도 육성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다.

그런데 관광공사의 홍보와 마케팅 등 외적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울산 내부적으로 슬도의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화를 위한 심도 있는 연구와 노력이 요구된다. 슬도 관광자원화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면 첫째, 슬도에서 대왕암공원으로 연결되는 해안 산책길은 숨어있는 보석같은 길이라는 점에서 연계 관광코스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최근 관광객의 욕구는 단순 관람형보다 동적이고 체험관광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슬도에 동적인 관광인프라를 보강해야 할 것이고, 셋째, 연간 문화 관련 이벤트 행사기획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슬도가 해삼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해삼요리(해삼죽. 해삼 사시미, 해삼 볶음, 해삼 수프, 해삼 샐러드 등) 먹거리 명소로 육성해 보기를 권해본다. 부산 기장 연화리의 전복죽 먹거리 명소처럼. 결국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이 잘 조화되어야 관광자원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슬도는 풍부한 과거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파랑길 8코스에 속해있는 섬으로 석양, 파도 등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슬도를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해 외지 관광객을 유혹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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