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로변에 있는 태화강 전망대(4층)에서는 태화강 전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없다. 높이가 4층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가 오거나 할 때는 태화강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전망대에 별도의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태화강 전망대 건물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라면 그림이다.
태화강 전망대는 원래 수자원공사의 취수탑이었다. 그런 것을 울산시가 지난 2009년 카페와 전망대로 리모델링 했다. 처음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이용하고 4층에서 태화강을 구경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남구청에서는 전망대 앞 태화강에 나룻배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룻배 침수 사고가 발생한데다 태화강 전망대 인근에 다른 시설이 없어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기다 국가정원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사람들은 중구 쪽 국가정원에 몰리고 있다. 또 은하수 다리가 생겨 중구와 남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면서 대부분 시민들은 태화강 전망대 보다는 정원 시설이 훨씬 잘 돼 있는 삼호지구를 찾고 있다.
사실 태화강과 국가정원을 제대로 조망하려면 남산 능선에 있는 남산 전망대까지 올라가야 한다. 남산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한 삼호대숲에 둥지를 튼 백로떼의 장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고, 울산 한복판을 가로질러 굽이치는 태화강의 흐름과 대숲 넘어 드넓게 펼쳐져 있는 국가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그 넘어로는 태화루와 울산시내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산 전망대에는 이처럼 훌륭한 경치를 카메라에 담아 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만 문제는 태화강 전망대에서 남산 전망대까지의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태화강 전망대 일대 주유소를 매입해 태화강과 남산, 국가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광장을 조성하고 기존 남산로는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보상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남산로 문화광장’ 사업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 태화강 전망대에서 남산 전망대까지의 이동수단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한편 태화강 전망대는 지난 15년 동안 그나마 제역할을 충실히 해온만큼 이제는 새로운 이름을 찾을 때가 됐다. 급한 일은 아니지만 남산로 문화광장에 걸맞은 역할과 명칭을 미리 생각해 둬야 전체적인 문화광장의 틀을 꿰맞출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정원 박람회 개최시기가 2028년임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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