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 320호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이 사라진 펫티켓과 야간 음주,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음 관련 민원도 늘어나고 있지만 병영성 구조와 관리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시민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중구에 따르면, 서동 149-8 일원에 위치한 경상좌도병영성은 조선 전기와 후기 성곽 건축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재다.
지난 2008년까지는 울산시가 유지·관리하다 2009년부터 중구청으로 관리 주체가 변경됐다.
이후 중구는 2010년 병영성 종합 정비 계획에 따라 동문지~북·서문지 일원에 대한 보수·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병영성이 정비되면서 ‘울산에서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반려인들의 발길이 느는 가운데, 이와 비례해 개 분변 투기 문제도 잇따르고 있다.
병영성을 관리하는 기간제 근무자는 아침 저녁으로 개 분변과의 전쟁을 치른다.
병영성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앞에서는 치우고 뒤에서는 싼다’고 표현할 정도”라며 “개 분변 외에도 다양한 물건들이 버려지고 있어 관리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산책 과정에서 반려견의 분변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성곽 사이사이에 분변 봉투를 박아놓거나 분변을 모아 버리는 일도 다반사다.
반려견 산책 명소라는 명칭 외에 북문지가 북구 일원의 야경을 보기 좋은 명소라는 입소문도 나면서 음주에 노상방뇨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생활 폐기물 투기도 골칫거리 중의 하나다.
문제는 개방된 산책로여서 출입 시간이 제한되지 않고, 병영성 내부에는 CCTV가 없다는 점이다. 병영성 외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내부는 사각지대여서 관리에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병영성 내부 출입을 제한하거나,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등 관리 체계를 정비해 불법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구 관계자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인근 지구대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노력했지만 직접적인 단속 권한이 없고 정비·복원에 인력이 집중돼 한계가 있다”며 “향후 복원 계획에 따라 관리가 강화돼야 하는 만큼 병영성 내 CCTV를 확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