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 중인 울산시가 어린이와 75세 이상 노인의 버스 요금 무료화와 스마트 버스정류장 조성 등을 추진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시는 버스업체에 인건비와 유류비 명목으로 매년 1600억원 가량의 재정 지원금을 보전해 주고 있지만, 버스 교통 수단 분담률은 10.3%에 그치고 있다. 이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면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편의성을 높여 더 많은 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오는 9월부터 초등학생 시내버스 요금을 무료화한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울산 시내버스는 만 6세 이하 영·유아 요금이 무료인데, 앞으로 만 12세까지 확대된다.
시는 울산 시내버스 이용객 중 만 7~12세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4.5%가량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요금을 무료화할 경우 1년에 약 6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75세 이상 노인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내버스를 공짜로 탈 수 있다. 어르신 요금 무료화를 위해서는 시 조례 개정과 버스요금 시스템 개선, 버스 카드 신규 발급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어린이 요금 무료화와 시간차를 두고 시행할 계획이다.
울산 시내버스 이용객 중 만 75세 이상 노인 탑승 비율은 11.5%로, 이들을 무료화할 경우 1년에 4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시는 요금을 무료화할 경우 수혜 범위 내 연령층의 이용률이 현재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료화 범위를 70세 이상까지 낮추게 되면 1년에 약 10억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시는 이용객 증가 속도 및 시 재정 여건 등을 살펴 70세 이상, 65세 이상 등으로 수혜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울산도시철도(수소트램)의 요금 체계 정립 과정에도 어린이와 어르신 요금 무료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해남부선까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울산시는 32억원을 투입해 폭염과 한파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스마트 쉼터형 버스정류장을 40여 개 조성한다. 지역 내 주요 환승 거점에 냉·난방 시스템, 공기정화기, 유·무선 충전기, 와이파이 탑재 등 시설을 갖춰 버스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12월에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도 확정한다. 장대노선과 굴곡노선 등 비효율적인 구간을 없애고, 버스 이용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노선 개편 후 지역 대중교통의 새로운 환승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버스 노선 개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벽지구간에는 ‘마실택시’ 추가 운행을 검토한다. 마실택시는 북구와 울주군 등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비스다. 교통약자나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공급해 주민이 1000원만 내면 나머지 요금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사업이다.
북구에서는 어전·제전·속심마을 등 3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울주군에서는 총 14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국비와 시비·군비가 함께 투입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과 함께 어린이·어르신 버스요금 무료화 등이 추진된다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시민 체감형 정책을 다양하게 발굴해 일상생활 속 만족도를 높여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