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예정됐던 울산하늘공원 제2 추모의집 착공이 협의 지연 등의 이유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봉안당인 추모의집의 안치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자연장지의 이용률을 높여 포화 상태를 늦춘다는 전략이다.
11일 울산시와 울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울산하늘공원 자연장지는 잔디장과 수목장으로 구분돼 운영 중이다. 잔디장은 2013년부터, 수목장은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하늘공원 자연장지에는 총 6만500위를 안장할 수 있다. 현재 잔디장에는 6356위, 수목장에는 623위가 안장돼 있다. 안장률은 13.8% 수준에 그친다.
이는 봉안당인 추모의집 안치율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하늘공원 추모의집은 2만6474개 가운데 2만1357위를 봉안해 안치율이 80.7%에 달한다. 현재 하늘공원 추모의집 여유 봉안함은 5000여 개 인데, 연간 평균 봉안 수가 2000여 위에 달해 2년 내 포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이에 울산시는 내년 약 500개의 봉안함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포화 상태를 늦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제2 추모의집 건립이지만 사업의 속도가 더디다.
시는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하늘공원 내 부지에 196억5800만원을 들여 제2 추모의집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2025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다.
시는 늦어도 이달 중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준공 시기는 당초 예정보다 1년가량 늦은 2026년 하반기로 전망된다.
제2 추모의집은 지상 4층, 연면적 5213㎡ 규모로, 3만4000여기의 봉안함을 안치할 수 있는 규모다.
시는 제2 추모의집 완공에 앞서 기존 봉안당에 봉안함을 추가로 설치하는 동시에 자연장지 활용 권고 등 자연장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무엇보다 울산하늘공원 자연장지에 유골을 안장할 경우 유골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자연장 활성화의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수목장의 경우 나무 한 그루 주변에 여러 유골을 봉안한 뒤 나무에 명패를 부착해 위치를 특정하는 게 가능하다. 반면 잔디장은 유골을 안장한 뒤 별도의 표식 없이 잔디를 덮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골이 안장된 간격이 15㎝에 불과하다 보니 잔디가 뒤덮이면 안장한 위치를 정확히 찾기 어렵다.
울산시설공단은 잔디장지 앞에 공동 표지석을 설치해 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유골이 정확히 어디에 묻혀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결국 시일이 지날수록 유골이 안장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워져 이용률 제고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이에 시는 안장된 위치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안장맵’ 등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억원가량 소요될 전망이며, 내년 예산을 확보해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홍보 영상 제작 및 상영 모니터 설치 등 자연장지 홍보 활동도 병행한다. 자연장지 이용이 활성화될 경우 추모의집 이용이 감소할 수 있어 예산 절감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연장지 이용률이 높아지는 등 시민 의식이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라며 “자연장지 홍보와 함께 제2 추모의집 조속 추진을 통해 봉안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