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팀장은 지난 2022년 9월 “당신은 지금부터 현대자동차 사람이니 현대차로 출근해라. 그리고 기업 관계자가 투자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공무원을 만날 일이 없도록 하라”는 김두겸 울산시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조성 지원 업무를 맡게 됐다.
당시 김 시장의 말은 간단한 듯 했지만, 행정 지원의 난이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던 김 팀장에게는 무에서 유를 창출하라는 것과 같은 지시였다.
최 팀장은 “60만㎡에 달하는 기존 시설을 모두 철거하고, 대규모 신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여서 난이도가 가늠조차 안 될 정도였다”며 “특히 대규모 개발 사업 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문화재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평가를 모두 이행해야 해 인허가만 최소 3년 이상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현대차와 시공사, 설계사 관계자들 모두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돌발 변수여서 자칫 사업 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는 위기였다. 현대차의 2조원대 투자가 취소될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최 팀장은 파견 즉시 인허가와 관련된 모든 법과 규정을 분석해 사업 계획을 재설정했고,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주요 허가들을 분리한 뒤 각자 허가를 동시에 추진해 불과 10개월 만에 임무를 완수했다.
친기업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고 있던 김 시장은 최 팀장을 그냥 두지 않고 삼성SDI 울산공장으로 재차 파견 보냈다.
삼성SDI는 울산공장 일원에 대규모 유휴 부지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50여 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각종 문제 때문에 울산에 대한 투자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었다. 김 시장과 시 공무원들은 현안 해결과 각종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약속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그 마무리를 다시 최 팀장에게 맡겼다.
삼성SDI 울산공장 역시 수많은 난제들이 있었다.
최 팀장은 이중삼중으로 꼬인 각종 도시계획적 규제와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사항들을 일일이 풀어가며, 민간 영역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처리했다. 최 팀장은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110% 완수한 공로로 올해 1월 5급 사무관으로 특별 승진했다.
최 팀장을 통해 울산시의 기업 지원 정책이 알려지자 신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최 팀장은 중앙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로 강연이나 발표를 통해 울산의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통한 규제 개혁이 아니라 현행법을 최대한 활용한 적극 행정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지역 발전과 공공부문의 경쟁력은 결국 담당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점에 강연의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울산의 성공 노하우를 외부에 전파하면 타 지자체의 경쟁력이 높아져 울산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팀장은 “울산은 김두겸 시장의 강력한 의지를 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여러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행정 지원에 나서면서 경험도 많이 쌓였다”며 “울산에서 시작된 기업 지원 활성화가 전국으로 파급되더라도 여전히 우리가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금석 팀장은 “울산시에서 처음 시작된 ‘김두겸 표 기업 투자 지원 정책’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올해 초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극찬을 받았고, 국가 정책으로 확대되면서 중앙 정부 차원의 관련 제도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울산시의 힘이자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만큼 지방 소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을 지원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울산시를 더욱 투자하기 좋고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 사회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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