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북구 연암동 울산시티병원 본관 1층 의료원장실 앞 원무데스크에서 만난 조 원장은 자신을 알아보는 환자 및 가족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며 덕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수술을 집도한 뒤 오후에 수술과 진료가 없는 시간에 잠시 짬을 내 인터뷰를 했다.
조 원장은 “지금도 한 달에 80~100건가량의 수술을 하고 있다. 육군 특전사 출신이라 체력은 자신 있다”며 “오랜 경험과 수술 노하우, 여기에 손기술 등이 더해져 남들보다 쉽고 더 빨리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지금도 병원을 떠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조 원장은 울산시티병원에서만 지금까지 인공관절 수술 5800례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16년 인공관절 수술 2000례 달성을 시작으로 2018년 3000례, 2020년 4000례, 2022년 5000례 등 2년 주기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올 하반기면 6000례 달성이 예상된다.
그가 수술을 집도한 수 많은 환자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환자는 누구일까. 조 원장은 “(수술 당시)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였다. 태어날 때부터 한 쪽 다리가 마비돼 잘 걷지 못했다”며 “몇 차례 수술을 했고 그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걷게 되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연락이 오고 명절 때는 엄마랑 함께 인사를 온다”고 말했다.
조 원장 하면 무료 수술봉사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그는 몽골에서 무료 수술 봉사를 오랫동안 해오며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조 원장은 2008년부터 몽골의 선천성 기형, 골형성 부전증 등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 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지금까지 50여 명의 아이들이 조 원장의 손을 거쳐 새 삶을 선물 받았다.
조 원장은 “수술을 받았던 아이들 중에서는 장애인단체에서 근무하거나 공무원이 된 친구, 의사가 된 친구도 있다”며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시티병원의 산증인이자 개국공신인 조 원장에게 있어 2004년 7월 개원 당시와 지금의 병원은 ‘상전벽해’ 수준이다. 울산시티병원은 개원 당시 12개 진료 과목에 33실, 123병상, 의료진 10명, 직원 80명가량으로 출발해 지금은 21개 진료 과목에 114실, 557병상, 의료진 57명, 직원 800명의 대형 종합병원으로 변모했다.
그는 “처음에는 건물이 한 동이었는데 이어 ‘ㄴ자’, 또 ‘ㄷ자’, 지금은 ‘ㅁ자’로 형태로 바뀌었다”며 “김용구 이사장이 공사 초기 빈 공터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면서 건물 짓는 것을 진두지휘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 환자들이 있는 한 계속 의사로서 현장에 있을 계획”이라며 “수술과 진료 등 의료 활동을 해오며 겪은 환자들과의 사연, 보람찬 일 등을 정리해 책으로 내고 싶은 게 마지막 인생 목표”라고 밝혔다.
조현오 원장은 1946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정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거친 뒤 하버드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및 보스턴 소아병원에서 연수,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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