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남구 대현동 도산골공원 일원. 소나기가 쏟아진 뒤 찾았음에도 바람이 불 때마다 암모니아 썩은 내를 맡을 수 있다.
인근 공사장에 다가갈수록 냄새가 심하게 풍겨왔다. 비정기적으로 나는 냄새로 인해 지나가는 보행자들이 인상을 찡그리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남구 대현동 625-4 일원 공사장에서 퍼지는 악취로 인근 주민과 도산골공원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민원이 지난 16일 남구로 접수됐다. 공사장 안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남구는 해당 공사장의 가설건축물법 등 위법 여부를 확인했지만, 위법 소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제재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구에 따르면 공사장 내 악취는 생활 악취로 분류된다. 하지만 공사장 내에서 발생하는 생활 악취에 대한 제재나 방지에 대한 상세 법안이 없어 판단 기준이 전무한 실정이다.
공사장 생활 악취 민원이 수시로 접수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들은 업체 측에 협조 요청을 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다.
반면 대규모 민원이 발생하는 공단 내 악취는 시와 기관들이 수시로 점검하고 종합 대책 등을 수립하고 있다.
각종 사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악취를 방지하고자 지난 2003년 악취방지법이 제정됐지만, 생활 악취에 대해서는 하수관로·하천·항만 등 공공 수역에서의 악취만을 규정할 뿐 공사장 내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생활 악취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한 명확한 법령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남구 관계자는 “관련 법이 없기에 행정 명령 등 제재나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시공사 측에 연락해 탈취제와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들이 취해진 뒤 현장 확인을 통해 추가 대책을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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