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시장 침체와 원자잿값 인상 등의 여파로 울산지역에서 LH가 분양한 공동주택부지와 단독주택부지 등 택지 계약의 해약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십억원대의 계약금까지 포기하고 사업을 접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 우려의 시각이 팽배하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울산다운2공공주택지구에서 진행된 공동주택부지 가운데 지난 2022년 A건설이 낙찰받은 297가구 규모 ‘B-6BL’ 블록의 공급계약이 올해 3월께 해약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당초 60~85㎡ 규모 주택 297가구가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지를 낙찰받은 건설사의 대금 납부 지연 등으로 해약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부지는 당초 사전청약시행 대상으로, 2022년 6월 계약체결 후 6개월 이내에 사전청약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에 사업이 발목 잡히면서 사전청약은커녕 본청약 등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약으로 당초 부지를 낙찰받은 A건설은 계약금으로 납부한 택지공급가액 431억여원의 10%인 43억여원을 포기하게 됐다. 업체는 거액의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H는 해당 공공주택지와 관련해 해약 이후 지난 5월 재공고를 진행했다. 사전청약제도가 폐지돼 재공고 때는 관련 조건부 특약사항도 사라져 건설사의 부담을 덜었지만,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LH가 공급한 택지 계약이 해약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LH는 지난 5월 기존 분양 완료됐던 북구의 울산송정지구 단독주택·준주거용지 8개 필지를 재공급했다. 이들 부지는 앞서 추첨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해 계약까지 마쳤는데 잔대금 납부 연체 등으로 해약된 후 재공고됐다. LH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단과 고금리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들 부지에 대해 계약금 10%를 제외한 잔금을 6개월 단위로 3년 무이자로 납부할 수 있게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하지만 주거전용·점포겸용 등이 가능한 단독주택 부지를 제외한 준주거부지 4개 필지는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해 23일 재입찰을 진행한다.
해약된 부지뿐만 아니라 울산 다운2지구에 공급된 민간 공동주택지 6개 필지도 지난달 말과 올해 말 대부분 토지사용시기가 도래하지만, 오는 2026년 1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B-2블록 ‘우미린 더 시그니처’를 제외하고는 사전청약 또는 본청약 등 절차를 진행하는 곳이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국토교통부는 사전청약 대상 택지에 대해 당초 기한으로부터 3년 이내에 본청약을 시행하면 사전청약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이처럼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성 저하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LH가 자체 공급할 예정인 공공공급 물량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늦어지진 않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LH가 오는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조성 중인 다운2지구 A-9블록 신혼희망타운은 분양 계약자를 소개하면 가구당 30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는데도 여전히 분양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울산다운2지구 ‘B-6BL’ 블록은 재공급이 유찰된 이후 재차 재공급 추진을 검토했으나, 자체 건설 전환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