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울산소방본부는 남구 태화강 제1둔치에서 소방용 대용량 배수차 성능 시험 시연회를 열었다.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소방용 대용량 배수차를 가동하자 차량에 연결된 펌프 4개에서 빠른 속도로 물이 태화강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 중 2개는 분당 7500ℓ, 나머지 2개는 분당 5000ℓ의 물을 퍼올릴 수 있다. 총 2만5000ℓ에 달하는 물을 일시에 퍼내는 것인데, 이는 소방차 10대가 처리하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소방차 1대 당 배수 용량은 2500~3000ℓ정도다.
펌프 직경은 200㎜에 달한다. 기존 소방차 펌프 직경은 115~150㎜ 정도여서 대용량 배수차가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빨아들일 수 있다.
이번 대용량 배수차의 도입은 울산시가 재난·재해에 대비를 위해 장비 도입을 제안하며 이뤄졌다.
시는 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기록적인 폭우에도 침수 우려 구역이 여전히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문제에 착안해 배수에 특화된 장비 도입을 검토했고, 13억원을 들여 대용량 배수차 2대를 도입했다.
소방용 대용량 배수차는 배수는 물론 급수도 가능한 전천후 장비다. 분당 2만5000ℓ의 물을 들어낼 수 있는 것은 물론, 고성능 화학차 펌프와 결합하면 2만5000ℓ의 물을 소방차 2대에 공급할 수도 있다.
소방차와의 결합 시간도 5분 정도면 충분해 화재 진압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로 이날 소방대원 8명이 고성능 화학차 2대의 펌프 4개와 배수차 펌프를 연결하자 곧바로 소방차 탱크에 물이 들어찼다. 투입된 물은 각 펌프를 따라 나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태화강으로 쏟아져 내렸다. 최대 높이는 80~100여m에 달했다.
기존 대용량 포 방사 시스템은 대형 화재나 유류 탱크 등 특수 화재 진압에 특화된 장비였다. 게다가 기존 대용량 포 방사 시스템은 구조물과 설치 장비까지 현장에 나가야 하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그 결과 외국의 소방 장비 등을 조사해 전기식으로 운용되는 소방용 대용량 배수차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했다. 배수차는 이송 차량, 대용량 수중펌프, 발전기, 호스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유압식 배수차가 안고 있던 무겁고 더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소방당국은 대용량 포 방사 시스템 설치에 3시간이 걸리는 반면 신규 배수차는 1시간이면 설치가 가능해 보다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용량 배수차 2대는 대형 재난을 맡는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과 태화시장 등 침수 취약 지구가 있는 중부소방서에 각각 1대씩 배치돼 있다. 극한 호우 등으로 울산시 곳곳에 침수가 시작되면 가장 시급한 지역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용 대용량 배수차와 기존 대용량 포 방사 시스템을 함께 배치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기상 상황을 확인해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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