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찾은 북구 강동몽돌해변. 울산에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평일 아침부터 해변을 찾은 가족, 친구 단위의 방문객들이 눈에 띄였다. 해변 가운데에는 수영장과 각종 행정 지원을 위해 북구에서 설치한 운영 부스 등도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버젓이 30여 개의 평상과 천막이 설치돼 있었다. 평상을 설치한 상인은 관광객들에게 평상 1개당 하루 6만원의 자릿세를 받고 대여업을 하고 있었다. 현금 또는 계좌 이체만 가능했다.
동구 주전몽돌해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도 해변 위에 10여 개의 평상이 줄 지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의 이용 요금은 12시간에 4만원이었다.
해변은 공유수면으로, 이곳에 물건을 적치하려면 관할 기초지자체로부터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허가를 내주는 지자체는 없는 만큼 해변에 펼쳐진 영리 목적의 평상 등은 모두 불법인 셈이다.
울산 지역 해변 곳곳에 불법 평상 장사가 판을 치면서 한적한 정취를 즐기려던 방문객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한 시민은 “평상과 천막 등이 바다의 전망을 가리고 있어 보기 흉하다. 좋은 바다를 돈벌이로 망치도록 놔두고 있는 구청이 원망스럽다”며 “오히려 불법적인 이런 시설은 이용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자체가 부과할 수 있는 공유수면 점·사용료와 벌금이 총 200만~300만원에 불과해 하루 동안 모든 자리를 대여하고 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선다는 점이다.
공유수면법에 따라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행정대집행에 나설 수도 있지만 관련 행정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관련 절차를 마치고 실질적인 집행을 할 때는 이미 계절이 지나 상인이 시설을 철거하고 난 뒤인 만큼 실효성이 낮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구 관계자는 “올해도 불법 평상 장사가 기승을 부린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유관 기관과 협조해 합동 단속을 벌여 불법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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