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울산 동구 일산초등학교 앞. 한쪽 기둥에 고정돼 여닫을 수 있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이 바리케이드는 동부경찰서와 협의해 학생의 등·하교 시간인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문을 닫아 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해 안전한 통학로를 조성하는 기능을 한다.
동구에는 일산초 외에도 2009년께 이후부터 10여 년간 상진초·동부초·화진초·문현초 등 5곳의 통학로에 조성됐고, 통학로와 관련한 학부모의 관심도가 높았다.
실제 동구가 교육·돌봄 걱정없는 동구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교육 현장을 찾아 ‘두근두근 반상회’를 개최해 학부모 등으로부터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을 때 동구는 통학로 바리케이드의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접수, 정비를 진행해 안전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동구는 이 일대에 주택 단지가 몰려 있고, 최근 기상 악화로 해당 골목 길에 도시풍이 세게 불고 있어 바리케이드가 오히려 보행을 위협한다는 결론을 내려 철거 방침을 세웠다. 바리케이드가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으로 지정된 법정 지정물이 아니어서 설치는 동구가 했지만, 실질적인 관리와 책임은 학교에 있다. 즉, 혹여나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동구의 설명이다.
이에 동구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각 학교에 여름방학 일정에 맞춰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겠다는 공문을 송부했다. 학교는 공문을 접수하자 해당 안내문을 학생들에게 배부했고, 이 사실을 전달 받은 일부 학부모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교통 사고 발생이 잦은 것으로 안다”며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사라진다고 하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동구는 철거와 관련해 여전히 학교 측과 협의 중인 상황이어서 당장 철거할지는 미지수다.
동구 관계자는 “학교 측이 관리를 전담해야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학교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 아직 협의 중”이라면서 “통학시간 자동차 통제는 유지하되 이동이 가능한 대체 바리케이드를 배치하는 등 학부모의 우려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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