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수는 개성에서 유래한 만두의 일종으로, 개성과 황해도 지역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다. 주로 더운 여름철에 만들어 먹는 만두로, 삶아낸 뒤 국물 없이 초장 또는 초간장 찍어 먹거나, 식힌 국에 넣어 먹기도 한다.
대부분의 한국 만두는 송편처럼 반달모양 또는 둥글게, 주머니 모양으로 싼 형태로 빚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편수는 네모 반듯하게 보자기처럼 빚는 것이 특징이다. 소고기나 표고버섯, 목이버섯, 애호박 등 더위에 잘 상하지 않는 재료로, 채 썰어 속을 채워 만든다.
1934년 이석만이 한글로 발행한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서 “편수는 여름철 음식이다. 냉면과 같이 만두를 차게 만드는 것이다. 밀가루 반죽한 것을 얇게 밀어, 네모 반듯하게 썰어, 만두소를 가운데에 넣고 네 귀를 접어 싼 뒤 삶아내어 찬물에 건져 식혀서 장국을 식혀 붓는다”고 언급돼 있다. 일반적으로 먹는 뜨거운 만둣국뿐만 차게 식혀 먹는 냉편수국과 같은 여름철 음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개성에서는 혼인 예식 중 하나인 초례 후 국수를 먹는 임매상에 편수를 올린다고 한다. 속이 꽉 차게 잘 살라는 의미에서 신랑에게 먼저 편수를 먹이고 신부에게도 먹이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원래 편수는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지만 개성지방에서는 편수를 육수에 넣고 끓인 ‘편수탕(片水湯)’을 먹으며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즐기기도 하였다.
유난히 길었던 올해 여름이 물러갔으나 여름이 길었던 덕에 구할 수 있는 생청각을 넣어 냉편수국을 만들어 보려 한다. 청각은 예로부터 김장에 활용해왔지만, 청각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식재료라 할 수 있다. 사슴뿔을 닮은 청각은 녹조의 일종으로, 수심이 얕은 바다의 돌이나 바위에 붙어 서식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일부 나라에서 식용하고 있는 유용한 해조로, 우리나라에서는 김장의 군내를 잡기 위한 재료로 사용해오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청각이 김치 맛을 돋구는 해조류로 소개되어 있으며, 본초강목, 동의보감을 비롯한 고서에도 청각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청각을 식용으로 활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각은 오돌오돌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라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청각에는 특이한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는 아크릴산(acrylic acid)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해 비뇨기 질환 및 수종 치료에 활용되고, 민간요법에서 구충제로 쓰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에서는 청각에 항혈액응고 활성물질과 항암 및 항돌연변이, 면역 활성 물질 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미역이나 톳 다시마 등의 해조류보다 더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한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생청각은 통통하고 짙은 색을 띠며 윤기가 있는 것이 좋으며, 1년 내내 구할 수 있는 건청각은 은빛이 많이 도는 것이 좋다.

생청각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사용하는데, 찬물에 헹구면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건청각은 너무 오래 불리기보다, 사용 전 찬물에 20~30분 정도만 불려 모래와 불순물을 제거한 후 박박 문질러 씻어내 사용하면 된다.
이와함께 청각을 활용한 음식에 곁들일 깐풍기는 닭고기를 녹말물에 튀긴 후에 매콤한 양념에 야채와 함께 볶아내는 한국식 중화요리다. 두부 깐풍기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으며, 일반 깐풍기보다 더 가볍고 간편해 일상 속에서 두부를 반찬으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 사진·영상=김도현 기자·이선민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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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청각을 곁들인 냉편수국
△재료 : 생청각 50g, 애호박 2개, 만두피,다시마 1조각, 육수용 멸치 한 줌, 조선 간장 1큰술, 소금 조금, 멸치 육수
육수용 멸치 한 줌과 다시마 1조각을 넣고 냉수에 3시간 우려낸다.
우려낸 육수에 소금 한꼬집과 조선 간장으로 밑간을 해 둔다.
청각은 깨끗히 손질해 뜨거운 물에 데치고,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한다.
준비해 둔 청각은 조선 간장 약간으로 밑간해 둔다.
애호박은 채를 썰어 초록빛이 진해질 때까지 볶는다.
만두피 중앙에 볶아둔 애호박을 넣고, 네 귀를 접어 편수를 만든다.
만들어놓은 편수는 뜨거운 물에 데쳐낸다.
만들어 둔 육수에 청각과 만두를 넣어 냉편수국을 완성한다.

◇닭고기 안 부러운 두부 깐풍기
△재료 :두부 1모, 건고추 100g, 간장 1 큰 술, 맛술 1 큰술, 곱게 간 생강 1 큰술, 물엿 1 큰술, 참기름 1 큰술, 식용유
두부는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물기를 30분 이상 뺀 후, 기름에 튀겨 준비한다.
말린 고추는 끓는 기름에 살짝만 튀긴 후 꺼내 식힌다.
식용유를 둘러 불에 올린 팬에 생강을 넣어 볶아준 다음, 간장, 맛술, 물엿을 넣고 약불로 졸여준다.
튀겨낸 두부와 고추를 졸여낸 간장에 넣어 한번 끓여낸 다음 참기름으로 마무리해 두부 깐풍기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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