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초순이 지나면 우리나라 산자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열매가 참나무에서 열리는 도토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맘때 도토리를 채취해 이를 가루를 만들어 음식에 활용해왔다.
한반도를 제외한다면 현재 도토리를 음식에 활용하는 나라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사실 도토리는 인간 최초의 주식 중 하나로, 신석기 시대 유적인 서울 암사동 유적에서는 탄화된 도토리가, 비봉리 유적에서는 우리나라 최대의 도토리 저장고가 발견됐다.
식량을 쉽게 자급할 수 없었던 신석기 시대때부터, 도토리 가루로 만든 반죽 덩어리를 토기에 붙인 다음 불로 구워 딱딱한 빵으로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종 역사서에서 흉년이 들었을 때 도토리를 구황작물로 보관했던 기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도 도토리를 식용했던 기록은 남아있으나, 먹을 것이 풍족해지고 세월이 흐르며 더 이상 먹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조건으로 채취하는 밤의 경우, 열매를 채취해서 요리하기도 쉬울 뿐더러, 식감도 부드럽고, 맛도 좋다.
반면, 도토리는 열매를 딱딱한 껍질이 감싸고 있어 이를 벗겨내기도 쉽지 않으며, 열매 자체의 특유의 쓴 맛과 떫은 맛이 있어 그대로 먹기에 기호성이 좋은 음식이라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도토리의 쓴 맛과 떫은 맛을 찬 물에 담궈 탄닌 성분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이를 가루로 만들어 묵이나 수제비 등으로 활용해 먹었기 때문에, 도토리를 간식과 별식으로 오래 식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토리 속에 들어있는 아콘산은 중금속 해독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피로 회복과 숙취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성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밀가루면 보다 위와 장에 부담이 덜 되어 소화가 쉬우면서, 도토리의 효능을 그대로 맛 볼 수 있는 도토리면 샐러드로 가벼운 한 끼 식사를 완성해보자.

콩은 꼬투리가 완전히 여물기 전에 수확한 콩으로, 풋콩이 여물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두가 된다.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로, 보통 7월부터 10월까지를 수확 시기로 본다.
보통 소금을 한 꼬집 넣어 통째로 삶아먹거나, 까서 밥과 함께 지어먹기도 한다. 풋콩은 구입해 바로 조리하여 먹는 게 가장 좋고, 냉동 보관시에는 데쳐서 냉동하였다가 끓는 물에 다시 데쳐 먹는 것이 좋다.
풋콩에는 대두에 함유되지 않은 비타민 C가 풍부한데, 비타민 A와 C의 함유량은 콩나물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또한 우리 몸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 성분과 라이신, 글루타민 성분이 풍부해 체내 호르몬을 균형있게 유지할 수 있게 하며, 뇌 건강과 체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가을에 더 달고 맛있는 단호박에 풋콩찰밥을 지어 쌀쌀해지는 가을 면역력을 올려주는 보양식을 만들어 먹어보자.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QR코드를 찍으면 음식 조리과정을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영상=김도현 기자·이선민 인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차갑게 먹는 도토리면 샐러드
△재료 : 도토리 가루 1컵, 밀가루 10g, 당근 중간크기 1개, 비트 2분의 1개, 표고버섯 2개, 브로콜리 1개, 다진 생강, 올리브유, 소금, 참기름
도토리 가루와 밀가루, 소금 한 꼬집을 넣어 뜨거운 물로 익반죽한다. 반죽을 길게 밀어, 5㎝ 정도 길이로 잘라 짧은 도토리면을 만든다.
완성된 도토리면 반죽은 끓는 물에 삶은 뒤 찬물에 헹구어 둔다.
비트와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데쳐 식혀둔다.
표고버섯과 비트, 당근은 길게 채 썬 후, 예열된 팬에 올리브유와 다진 생강 약간을 넣어 함께 살짝 볶아 익혀준다.
삶아 둔 도토리면과 볶은 야채를 소금과 참기름으로 무쳐 완성한다.
◇풋콩찰밥이 들어간 단호박찜
△재료 : 미니 단호박 3개, 찹쌀 200g, 풋콩 50g, 소금
찹쌀은 12시간 정도 물에 불려 준비한다.
풋콩과 찹쌀에 소금을 1 작은 술 넣어 밥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