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5월15일 창간한 본보가 지령 1만호를 앞두고 있다. 울산은 공해로 살기 어려운 도시라는 오명 속에서도 1997년 ‘광역시’ 승격을 이뤄냈다. 이후 민·관·기업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오염된 환경을 개선해 나가면서 태화강을 1급수 생태하천으로 변모시켰고,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타이틀로 전국에서 인정받는 환경도시로 발돋움 했다. 다사다난했던 울산의 35년사를 되돌아보며 지금은 잊혀졌지만, 당시 큰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건들을 짚어본다.
◇탈울산 지적 1993년부터
저출산·고령화, 일자리를 찾아 서울·경기권으로 떠나는 청년들의 ‘탈울산’ 행렬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93년이다.
1993년 1월12일자를 보면 당시 직할시 승격을 앞두고 매년 오르던 인구 증가율이 크게 둔화, 인구 감소 현상이 발생한 이례적인 해로 기록됐다. 당시로부터 31년이 흐른 지난 7월 기준으로 울산시 인구는 110만명 대가 붕괴됐다. 2006년에도 110만명 대였지만 당시에는 인구 증가 추세였고, 현재는 감소 추세다.
장기간 사회를 마비시켰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앞서 신종플루가 우리나라를 강타하며 감염증에 대한 공포를 각인시켰다. 지령 6212호인 2009년 10월29일자에는 울산 초중고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결석이 속출한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당시 1150명이던 신종플루 ‘치료 중 학생’이 불과 이틀만에 2배에 가까운 2000명으로 급증했고, 등교하지 않고 있는 학생이 전교생의 5% 안팎인 하루 40~50명에 달해 학업 분위기가 크게 흐려졌다. 초등학교 등에서는 별다른 증세가 없더라도 덩달아 학교에 가지 않고 PC방 등을 전전하거나 서로 감염시켜주는 행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1991년 12월2일자 785호에는 ‘크리스마스 씰’이 잊혀져 간다는 기사가 실렸다.
2010년 9월 울산 택시 24시간 파업
리무진 버스와 ‘윈윈’ 방안 찾아
2014년 현대중공업 20년만의 파업
MZ 늘며 노동계 분위기 변화 조짐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크리스마스 씰은 물론 이제는 우편 조차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씰은 결핵 퇴치 사업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까지 진행됐다. 당시 동울산우체국은 “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더불어 산다는 의식이 결여되면서 씰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설명했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돼 씰을 방행, 꾸준한 모금 운동이 진행되면서 결핵 환자가 감소한 것도 크리스마스 씰이 역사적 뒤안길로 사라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울산 택시 초유의 24시간 올스톱
2010년 9월1일 울산시의 KTX울산역 급행(리무진)버스 도입에 대한 반발로 법인택시 2159대와 개인택시 3638대가 24시간 동안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도로 교통의 한 축이 멈춰서면서 아침 출근길부터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빚었다. 울산의 도로에서 택시가 사라지는 사상 초유 사태였다. 당시 울산시장과의 면담에서 KTX개통 이후 급행버스 운행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버스와 택시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 택시 지원에 대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19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던 현대중공업에 강성 노조가 들어서고 20년 만에 파업을 강행해 화제가 됐다.
2014년 11월28일자를 보면 당시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에 휩싸여 있는 만큼 노조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 연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가 높았다. 노조는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전체 근로자 5만6000명 중 일부만 참여해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는 개인행동을 중시하는 MZ 조합원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지역 노동계의 분위기 역시 새국면을 맞고 있다.
2020년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울산 곳곳 투자사업은 제자리 걸음
2022년 17년만에 전국체전 개최
엘리트체육 육성 금빛 낭보 이어져
◇17년 만의 전국체전 개최
울산 출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것은 8813호인 2020년 1월20일자에 실렸다. 울산 삼동 출신이자 1세대 기업인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신 명예회장 별세 이후 울산과 롯데의 사이가 다소 간격이 벌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2도심인 언양권 개발 및 서부권 개발의 기폭제인 울산역 복합환승센터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삼동 롯데별장의 사회 환원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2022년 10월7일자에는 17년 만에 울산에서 ‘솟아라 울산’을 주제로 열린 제103회 전국체전 개막식 소식이 실렸다.
울산시 선수단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38개, 동메달 75개 등을 획득해 종합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대회를 맞았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울산 선수단은 각종 종목경기에서 선전하며 금메달 67개, 은메달 44개, 동메달 68개를 획득, 10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울산 전국체전 전후로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해 울산시와 울산체육회의 부단한 노력이 이어졌고 이후 열린 국내·국제대회에서도 울산 소속 선수들의 금빛 낭보가 이어졌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