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최초의 신문사인 경상일보는 1989년 5월15일 창간 이후 울산의 대변지이자,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했다. 지난 35년간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은 물론 지역 사회 여론을 공론화하고, 이를 통해 울산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만번의 희망의 등불, 울산을 바꾸다’를 주제로 사회, 경제, 문화·정치 분야 순으로 울산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해 온 경상일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본다.
본보는 창간 이후 기초지자체인 울산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할시(당시 명칭) 승격 당위성과 필요성을 대변했다.
교육·체육 인프라 미흡, 세수 대비 지역 예산 부족, 원거리 행정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손실 등을 강조하며 직할시 승격 기반 조성을 위한 지역 사회 여론화에 힘을 쏟았다. 본보가 울산 시민의 염원을 확대 재생산한 결과, 1997년 7월15일자로 광역시 승격이 확정됐다.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의 지위는 전국 7대 도시로 수직 상승했다.
본보는 광역시로서 갖춰야 할 인프라 확충에도 주목했다. 이런 결과 생태산업도시, 창조도시로서 울산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다.
KTX울산역 유치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울산은 1단계 개통에서 제외돼 지역 사회의 불만이 팽배했다.
본보는 이에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산업도시이자 광역시로 승격한 울산에 고속철 역사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고, 2003년 9월24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본보 등 언론사 국장단 청와대 합동 인터뷰에서 확정적 발언을 하며 울산역 유치가 성사됐다.
2015년에는 울산대교가 개통되면서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울산국립대(UNIST) 유치에도 본보는 다양한 기획 기사 등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본보는 국립대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높이고, 기획물 등을 통해 이를 확산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울산의 젖줄이던 ‘태화강 살리기 운동’도 함께 했다.
기획 시리즈 등으로 대숲 존치 당위성을 알리는 한편 대숲 존치 운동을 펴는 환경단체 활동을 상세히 보도하는 등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1995년 마침내 대숲 존치 결정을 내렸다.
광역시 승격 후에도 지속적인 태화강 살리기 운동을 벌였고, 2019년 우리나라 두 번째 국가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이뤄냈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된 감동적인 스토리인 셈이다. 이런 노력으로 2028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울산의 새로운 발전 중심축이 될 혁신도시 조성과 관련해서도 본보는 정부의 이전 발표 이후부터 준공 시점에 이르기까지 도로 부실 시공 등 특종 기사와 기획 시리즈를 발굴·연재, 정치권과 지역 사회의 관심을 이끌며 혁신도시가 제대로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본보는 저성장과 인구절벽, 구조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도시발전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했다.
고품격 도시만들기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아왔다.
본보는 지역 사회와 함께 지역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격변하는 울산 역사의 현장을 누비면서 언론의 사명을 다함과 동시에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 기업과 시민을 위한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했다.
특히 지역 향토기업인 SK그룹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충격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갖가지 루머가 떠돌았을 때 본보는 지역 사회와 함께 ‘SK 주식 사주기’에 동참, 임직원 명의로 SK주식 180주를 구매했다. 이와 함께 ‘SK 돕기’와 관련된 지역의 다양한 움직임을 1면 주요 기사로 보도하는 한편, 사설과 전문가 칼럼 등을 통해 시민들과 뜻을 함께 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