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건강도시 산업도시 울산]시민·지역사회와 함께 공원 만들고 공유하는 문화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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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건강도시 산업도시 울산]시민·지역사회와 함께 공원 만들고 공유하는 문화 자리매김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11.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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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립공원관리위원회(National Parks Board)가 관리하는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의 중부지역에 있는 식물원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싱가포르 국립공원관리위원회(National Parks Board)가 관리하는 보타닉 가든은 싱가포르의 중부지역에 있는 식물원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산업화 이후 공해 도시라는 불명예를 입었던 울산이 산업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정원 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은 생태 복원 노력을 통해 ‘생명의 강’으로 부활했고, 2019년엔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다 울산시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하며 생태정원 도시 변신의 국제 공인 기회를 맞았다.

국제정원박람회는 2028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8 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둔 울산시는 삼산·여천매립장 정원화, 기후 대응 도시바람길숲 조성, 태화루 스카이워크 조성, 정원지원센터 건립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생태 환경을 되살린 태화강 스토리는 2028 국제정원박람회의 핵심 주제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30년 넘게 방치돼 폐허가 된 태화강 하류 삼산·여천매립장을 정원으로 바꿔 박람회 개막식 등 주요 행사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시는 이번 박람회 개최를 통해 수조원대의 생산유발 효과보다 ‘정원문화도시’로의 이미지 변신에 더 큰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여러차례 밝혔다.

이에 본보는 해외 유수 정원도시를 찾아 울산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박람회 종료 후에도 울산이 정원문화 도시로 지속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화려한 도심 속 숨통 ‘도시공원’

10월 초 본보 취재진은 싱가포르를 찾았다. 매일 2만여 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들고, 수많은 물자가 모이고 재분배되는 세계 무역의 거점 도시다. 하지만 울산보다 작은 면적의 도시국가로서 도시계획에 대한 고민도 깊다. 싱가포르는 작은 면적의 도시 안에 집약적이면서도, 복합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한 해답을 ‘공원’에서 찾았다. 싱가포르 도심을 걷다 보면 왜 이곳이 ‘정원 도시’인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수직녹화를 통해 초록의 식물로 뒤덮인 건물들, 상류층이든 중산층이든 누구나 갖추고 있는 발코니 정원, 숲길처럼 자연스럽게 가로수를 조성한 공개 공지,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시니어 타운, 무엇보다 어디에서든 접근 가능한 400여 개의 공원과 정원 덕분이다.

싱가포르는 정부의 강력한 주도로 녹색 도시국가를 만들어왔다. 전체 면적은 735㎢로 울산 면적의 70%, 인구도 590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크고 작은 공원을 4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원까지 포함하면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좁은 영토와 제한된 자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궈온 화려한 도심 속에 공원과 정원이 숨통을 놓아주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공원에는 물이 흐르고, 동식물이 자라고, 사람이 모인다. 좁은 영토에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것이 비싼 나라지만, 싱가포르는 공원 개발만큼은 예산을 아끼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Nature Kakis Network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10만명 이상의 지역사회 구성원이 나무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공원관리위원회(오른쪽).
싱가포르는 Nature Kakis Network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10만명 이상의 지역사회 구성원이 나무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공원관리위원회(오른쪽).

◇도시내 자연적 공간과 인공 녹지의 균형

싱가포르의 도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1년. 이때부터 주거 단지, 교육시설, 경제 활동의 요충지가 조성되고 수자원 공급망, 교통망, 전력, 폐기물 처리 시설이 모습을 갖췄다. 이후 랜드마크가 되는 건물들도 도시 곳곳에 들어섰고, 아열대 자연 보전에 대한 고민도 본격화됐다. 특히 싱가포르의 공원은 야생의 자연과 인공 녹지가 잘 배합된 곳이자, 다양한 동식물이 보전되는 곳이다. 이는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거나, 새로운 공원을 조성할때 기존에 서식 중인 동식물에 대한 조사를 가장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내 위치한 싱가포르 국립공원관리위원회(National Parks Board) 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니오 샤오치(NEO Shaoqi) NParks 커뮤니케이션 부서장은 “도시 공원 안의 동식물이 조화롭게 느껴지는 것은 도시 내 자연적 공간(nature ways)과 인공 녹지공간의 균형을 맞춰 배치하기 위해 때문”이라면서 “공원과 공원을 연결할 때 그곳에 서식 중인 동식물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활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등 종합적 검토를 통해 생명체간의 조화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니오 샤오치 부서장이 근무하는 국립공원관리위원회는 도시 생태계를 증진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국가기관이다. 싱가포르의 녹지 관리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전, 야생동물 및 반려동물 건강, 복지 및 관리를 담당하는 주도 기관이다.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조성한 공원

싱가포르의 녹화 여정 초기에는 섬 전체를 빠르게 녹화해 모든 사람에게 그늘과 녹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꽃나무와 관목을 심어 색감과 생기를 더하는 전략으로 발전했다. 공원들은 공원 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됐으며, 개발 지역에서는 고층 건물에 녹지를 포함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NParks가 서식지 복원에 생태적 디자인을 채택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녹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NParks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섬 전체에 추가로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있다. 이는 거리 풍경, 산업 단지, 정원, 공원, 공원 연결망, 자연보호구역 및 자연공원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2020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는 10월 기준으로 70만 그루를 넘어섰다. 이는 NParks 자원봉사자, 학교와 기업, Nature Kakis(친구) Network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10만 명 이상의 지역 사회 구성원이 참여한 덕분이다. NParks는 ‘trees SG’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지역에 대해 안내하고 있으며, 각 지역 사회의 풀뿌리 조직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NParks 관계자는 “매년 약 3000여개의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을 시민, 학생, 교사, 공무원, 기업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녹지 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공원을 조성할 경우 공원 디자인 단계부터 공론화해 방향을 설정하는 등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공원을 조성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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