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 건축도 탄소중립]태양광·지열로 에너지 자급자족, 국내 첫 ‘에너지 0’ 주택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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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 울산, 건축도 탄소중립]태양광·지열로 에너지 자급자족, 국내 첫 ‘에너지 0’ 주택단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12.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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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자리한 국내 첫 에너지 제로 공동주택단지인 ‘노원 이지(EZ)하우스’.

최근 건축 분야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자리한 ‘노원 이지(EZ)하우스’는 공동주택(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를 가진 국내 실정에 맞춰 조성된 패시브 하우스 실증단지다.



◇국내 최초의 에너지 제로 공동주택 단지

노원 이지하우스는 국내 최초의 에너지 제로 공동주택 단지로, 1만1345㎡ 부지에 아파트 3개 동과 단독·연립·땅콩주택 등 총 121가구가 들어섰다. 노원구 소유의 유휴 학교 부지를 활용해 건설됐고, 2013년 착공해 2017년 12월에 완공됐다. 이 단지는 공공임대주택 단지로 노원구와 서울시, 명지대 산학협력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추진됐다.

노원 이지하우스는 다양한 패시브 하우스 기술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했다. 건물 외벽에는 기존의 내단열 방식이 아닌 외단열 방식을 채택했다. 콘크리트 외벽의 외부에 단열재를 부착하는 외단열 방식은 내단열보다 시공이 까다롭고 비용이 더 들지만, 단열 성능이 월등히 높다. 내부 콘크리트 벽체의 온도가 높아져 결로 발생이 줄어들고, 태양열에 의한 구조체 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단열재를 두껍게 시공하면서도, 실내 거주 면적에 영향을 주지 않게 했다.

이와 함께 가구별로 돌출된 발코니는 아랫집 처마 역할을 해 비를 막아주고, 여름철 태양광이 실내로 과도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발코니는 특수한 열교 차단 구조물을 통해 건물 외벽과 분리돼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외부로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창호는 미닫이 대신 여닫이로 했고, 로이 코팅하고 아르곤 가스를 채운 3중 유리를 적용했다. 섀시에는 공기층을 넣어 단열 성능을 높였다. 건물 외벽에 블라인드를 설치해 여름철 강한 태양열 유입을 막고, 복사열을 막아 도심 열섬 현상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했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다양한 패시브 하우스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다양한 패시브 하우스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활용으로 자급자족 실현

노원 이지하우스는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단지 내 아파트 옥상과 외벽에는 총 1284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는데 연간 약 40만7000kWh의 전기를 생산해 공급한다. 또 아파트 3개동 지하에 48개의 지열 천공부를 뚫어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약 36만7000kWh의 추가 에너지를 생산한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은 단지 내 공용 전기와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 가동에 사용되고, 잉여 전력은 한국전력공사에 역송전해 수익을 낸다. 이러한 방식으로 노원 이지하우스에서는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5대 에너지 소비를 자체 충당하는 플러스 에너지 주택을 실현하고 있다.

이렇게 패시브 하우스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면서 건축비는 기존 대비 17%가량 더 늘었지만,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이상 줄였고, 탄소 배출량은 40% 이상 감축할 수 있게 됐다. 또 연간 270t의 빗물을 지하에 모아 청소·조경용수로 사용해 물 사용량도 최소화했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옥상과 건물 외벽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자급자족한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옥상과 건물 외벽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자급자족한다.



◇입주민의 생활 편의와 에너지 절감 효과

노원 이지하우스는 단지 전체를 배리어프리로 조성하는 등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고려해 설계했다.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가 많은 입주민 특성을 고려해 단지 어디서든 안팎으로 접근성이 좋게 설계했고, 아파트는 주차장부터 복도, 가구별 출입문까지 동별로 특색있는 색을 적용해 통일감을 줬다.

이지하우스에서는 지열을 이용하고, 가구별 열교환장치를 통해 급탕과 냉난방을 공급한다. 아파트 3개동에는 중앙형 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했고, 단독·연립주택 등에는 개별형 장치를 설치했다. 가구 내 나쁜 공기가 모이는 주방과 화장실에 흡기장치를 설치하고, 거실과 방 등 거주 공간에 급기장치를 설치해 창문을 통해 환기하지 않더라고 신선한 공기가 공급될 수 있게 실내 공기 흐름이 생기도록 했다. 에너지 소비·생산 지점에 측정 장비를 달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옥상과 건물 외벽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자급자족한다.
▲ ‘노원 이지(EZ)하우스‘는 옥상과 건물 외벽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자급자족한다.

또 이지하우스 바로 옆 노원구가 운영하는 ‘노원이지센터’에서는 체험주택과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방법, 노원에너지제로주택 등을 소개한다. 체험주택에서는 다양한 패시브 하우스 기술이 적용된 거주 환경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노원 이지하우스 설계에 참여한 이응신 명지대 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는 “국가별 탄소배출 목표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방면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나아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노원 이지하우스는 국내 주거 환경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자립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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