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제를 도입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건물에서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하는 건축물을 뜻하는데, 2020년 1000㎡ 이상 신축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점차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제로 달성을 추진하며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공건축물로 관련 기술을 한자리에서 보여주고, 미래세대의 인식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소개한다.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공 건축물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공건축물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쓰레기 섬이었던 난지도를 공원으로 만들며 탄생한 평화의 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 건축물은 서울시가 신재생에너지의 상징적 건축물로 미래 건축물 모델을 제시하고,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실증을 위해 세웠다. 독일 크라운호퍼 컨소시엄이 설계를 맡았고, 4년여의 공사 기간 끝에 2012년 문을 열었다.
바람개비 형태의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동서남북 4면으로 채광이 고르게 들어올 수 있게 설계됐다. 한옥의 처마처럼 경사진 외벽은 계절에 따라 태양광 유입을 조절하는데, 태양 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일사를 차단해 냉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태양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햇빛이 건물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난방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 중정을 통해 건물 안쪽까지 햇빛이 들게 했다. 또 공기 순환을 위해 건물 사면으로 바람이 흐를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고단열·고기밀 벽체와 고효율 창호, 외단열 등을 적용했다. 독특한 건물 설계와 에너지 절감 기술로 건물 에너지 소비량을 타 건물 대비 70% 이상 줄였다. 또 열회수 환기·지열 냉난방·태양광 발전 시스템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소비량 대비 164%의 전기를 생산한다. 폐 전기차배터리와 새 배터리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ESS(에너지저장장치)에 건축물에서 자체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 에너지소비 피크 시간에 사용한다.
서울에너드림센터는 건물 내 에너지를 계측·제어·관리·운영하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에너지 사용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할 수 있는 최적화 방안을 찾는다. 제로에너지 실증과정에서 BEMS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와 기술 정보는 일반에 공개해 국내외 기술자·연구자·사업자들이 교류를 하고, 관련 기술 연구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돕는다.

◇다양한 전시·체험·교육 프로그램 마련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지하 1~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1층 ‘에너지드림관’과 2층 ‘서울기후변화배움터’는 9개 테마로 나눠 지구온난화와 신재생에너지, 제로에너지건축물 등을 소개한다. 태양광·풍력·수력·지열·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소개하고,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 변화, 일상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도 안내한다. 드림갤러리에서는 환경·에너지와 친환경 건축 관련 전시가 연중 진행된다. 전시장에서는 13명의 전문해설사가 에너지를 절감하는 건축법인 ‘패시브기술’,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활용하는 ‘액티브기술’ 등 제로에너지 건축기술요소를 소개하는 해설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2층 바람극장은 어린이 대상 그림자극을 상영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3층 커뮤니티관에는 다양한 체험 공간과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체험실과 북카페 등이 있다.

전시가 중학생 이상 청소년과 성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체험 프로그램은 유아 등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지구온난화·탄소중립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마련됐다. 체험프로그램 가운데 ‘이야기가 있는 에코투어’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를 살펴보고, 친환경 버스를 타고 쓰레기 섬에서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월드컵공원과 상암수소스테이션, 마포자원회수시설, 노을연료전지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시설을 둘러본다.
이 밖에도 게임을 통해 지구를 지키는 다양한 활동을 알아보는 ‘지구를 지켜라’와 서울에너지드림센터·평화의 공원에서 미션을 하며 신재생에너지를 익히는 ‘에너지티어링’, 기후변화에 맞춰 모형 집을 지어보는 ‘직업체험 친환경건축가’ 등 환경부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명기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전시교육팀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이해하기 쉽고 자세히 소개하기 위해 건축물 전문 해설은 해설사 대상으로 전문성 있는 교육을 하고, 매년 보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의 환경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