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 정원도시로 다시 태어난다]방치공간을 도시정원으로 탈바꿈해 문화 랜드마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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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 울산, 정원도시로 다시 태어난다]방치공간을 도시정원으로 탈바꿈해 문화 랜드마크로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12.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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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남구 삼산매립장 일대에 추진하는 3500석 규모 공연장. 시는 내년 1월 국제 공모를 거쳐 최종 디자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을 보유한 울산이 도심 정원을 중심으로 산업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의 변모를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 공해 도시로 알려졌던 울산은 환경 개선과 생태 복원을 통해 산업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존의 쓰레기 매립장과 방치된 공간을 활용해 정원을 조성하고 문화 시설을 건립하는 등 도시 재생 모델을 선도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과 ‘자연주의 정원’의 독창성

태화강 국가정원은 울산의 생태 도시 전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울산이 단순히 산업 도시를 넘어 생태적 가치를 갖춘 도시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매년 5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아시아 첫 작품으로, 울산의 독창성을 대변한다.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시카고 밀레니엄파크의 루리 가든을 설계한 그는 울산이 공해 도시에서 생태 도시로 변모한 이야기에 감명받아 작품 도시로 선택했다. 자연주의 정원은 울산이 산업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난 과정을 상징하며,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아시아 첫 작품이다.
▲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아시아 첫 작품이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와 삼산매립장의 변화

2028년 울산에서 열릴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주관 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 재생과 정원 조성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람회의 주요 장소는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강 하류의 삼산·여천 쓰레기 매립지다. 과거 방치된 공간이었던 이곳은 복원을 통해 생태와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삼산매립장에는 5000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5만㎡, 총 3500석 규모의 다목적 문화공연장이 건립된다. 이는 세종문화회관(2700석),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1500석)보다 큰 규모로, 울산의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이 공연장은 국제정원박람회의 개막식 등 주요 행사와 함께 울산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던 삼산매립장 부지가 국제정원박람회와 세계적 공연장의 중심지가 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산업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울산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정원 조성과 쓰레기 매립지의 재생

이처럼 울산시는 쓰레기 매립지와 방치된 공간을 도시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천 매립장 부지에는 27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내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도심 내 다양한 정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 남구는 태화강 둔치를 중심으로 ‘태화강 그라스정원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풀꽃강정원, 별빛혜윰정원 등 다양한 정원을 구축하며 시민들에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신규 사업으로 ‘남산 색깔 입히기’ 사업도 진행한다. 이 사업은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바라보는 남산을 단순 초록이 아닌 다양한 색깔을 지닌 모습으로 꾸미기 위해 벚나무와 산수유 등 다양한 꽃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또 중구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사계절 정원화 사업’을 추진하며, 정원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정원 식물이 생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초 지자체뿐만 아니라 울산에 주력 사업장을 둔 대기업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울산 북구에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2016년부터 이어온 현대차의 대표적인 친환경 숲 조성 프로젝트다. 북구 동해남부선 폐선 용지에 구축한 울산숲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 노사는 5년간 울산숲 안에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조성하기 위한 기금 10억원을 지원하고, 울산 북구는 행정 지원과 도시 숲 관리 협력, 사단법인 백년숲은 이와 관련한 시민 참여 활동을 기획·운영할 예정이다.
 

▲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아시아 첫 작품이다.
▲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아시아 첫 작품이다.

◇도시 정원 사업의 전국적 사례와 확장성

울산에 앞서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용도가 다한 쓰레기매립장을 재활용하고 있다. 주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공원이나 수목원 같은 시설을 만드는 방식이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과 대구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지를 생태 공간으로 재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울산은 이와 유사한 방향성을 통해 도시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대구수목원은 지난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시민 생활쓰레기 410만t이 18m에 달하는 거대한 높이로 쌓여 있었던 곳이다. 대구시는 각종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흙으로 매립장을 덮고 그 위에 조경토를 쌓는 등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산림청 등록 1호 공립수목원을 완성, 생태를 복원했다. 이후 환경부 선정 자연생태복원 우수사례로 2회 연속 지정되기도 했다.

총 24만6503㎡ 면적에 1750종 45만여 본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대구수목원은 현재 시민들과 관광객이 자주 찾는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양한 수목이 자라는 부산 해운대수목원도 쓰레기매립장을 재활용했다. 제주도는 27년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묻은 봉개 매립장을 공원과 체육시설로 바꾸고 있다. 광주시 역시 2016년 폐쇄한 상무소각장 터에 가칭 광주대표도서관을 짓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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