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울산, 도서관에 IT를 입히자]연중무휴 24시간 운영에 기분에 맞춰 책 추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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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울산, 도서관에 IT를 입히자]연중무휴 24시간 운영에 기분에 맞춰 책 추천까지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1.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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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말 개관한 울산종갓집도서관은 스마트도서관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도서관도 이제 ‘스마트도서관’ 시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도서관에 가야만 책을 빌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책을 빌릴 수 있고, 365일 연중 책을 자유롭게 대여·반납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의 그날 기분을 예측해 그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주는 등 도서관마다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똑똑한 도서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장서를 줄이는 대신 편의시설 및 공간을 늘리며 복합문화공간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본보는 신년을 맞아 변화하는 지역 도서관의 실태와 문제점, 바람직한 방향 등을 살펴본다.



◇무인 스마트도서관 시대

지난달 23일 찾은 울산대공원 정문 옆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 약 10㎡ 남짓한 작은 부스 형태의 이곳은 울산남부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 도서관이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성인은 물론 어린이 등 연령층에 상관 없이 시민들이 하나 둘 방문해 능숙하게 책을 빌렸다. 대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왼쪽에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원하는 도서를 검색해서 책 바구니에 담는다. 이어 오른쪽에 위치한 메인 터치스크린에서 회원 또는 비회원 인증을 통해 담은 도서를 확인한 뒤 대출하는 방식이다.

자녀와 함께 책을 빌리러 온 김경숙(44·남구 신정2동)씨는 “월요일은 도서관이 문을 닫아 예전 같으면 책을 빌릴 수 없었는데, 지금은 이곳에서 빌릴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집과도 가까워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울산 주요 도서관 장서 현황
구분 장서
울산도서관 32만여권
종갓집도서관  9만여권
남부도서관 29만여권
동부도서관 30만여권
울주도서관 27만여권
북구중앙도서관 12만여권
울주선바위도서관 18만여권
울산대도서관 68만여권

운영 시간은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다. 한 사람이 하루 최대 5권까지 15일간 빌릴 수 있다. 반납도 해당 스마트기기를 통해 이뤄진다.

울산남부도서관은 남부도서관 내 한 곳과 울산대공원 입구 등 총 2곳에서 스마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은 남부도서관 회원이 아니더라도 울산 시민이면 누구나 책을 빌릴 수 있다. 울산도서관도 동구 대왕암공원 미르놀이터 입구에 스마트도서관을 연중 무휴 24시간 운영 중이다. 울산도서관 정회원은 1인당 하루 3권까지 대출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울산종갓집도서관은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도서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무인 예약대출기를 비롯해 접근성 강화 도서대출반납시스템, 어린이용 도서대출반납시스템 및 도서분실방지시스템, 멀티플러스 도서대출반납시스템, 스마트서가 등 주차부터 도서 대출·반납이 디지털화 돼 있다.

이 중 접근성 강화 도서대출반납시스템은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실시간 음성에 따른 점자디스플레이 제공은 물론 큰글씨 지원, 대기시간 안내 및 연장, 높낮이 조절, 수어 안내 서비스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서가는 서가에 도서를 꽂으면 자동 반납 처리되는 기기로, 최대 250권의 도서 적재가 가능하다. 이밖에도 얼굴 인식을 통해 AI가 그 사람의 기분을 예측해 그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주는 ‘내 기분에 맞는 도서 추천 받기’ 서비스 등도 있다.

▲ 울산대공원 정문에 위치한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에서는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도서를 대여할 수 있다.  김동수기자
▲ 울산대공원 정문에 위치한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에서는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도서를 대여할 수 있다. 김동수기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야

앞으로 지역 공공도서관들이 생존하려면 이러한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도서관이나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이 필수적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지역 공공 도서관마다 오래된 책의 폐기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스마트화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울산대학교의 경우 대학 내 아산도서관의 장서 보관이 한계에 다다르자 지난해 대규모의 장서 폐기를 추진, 전체 92만권 중 27만권을 폐기했다. 이것도 당초 계획했던 45만권 중 교수들의 반발 등으로 많이 줄인 것이다.

울산종갓집도서관도 올해 3월 옛 중부도서관 시절 보유하던 17만권을 통도사에 기증하고 일부는 울산도서관·울주도서관 등에 분산 보관하는 등 대대적인 정리에 나섰음에도 현재 장서 수용량이 58.8%으로 벌써 절반을 넘었다. 통상 새로 개관한 도서관은 30~50%의 도서를 보관하는게 적정 수준으로 알려졌다. 매년 보유 도서의 10% 이내에서 신규 도서를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부·동부·울주도서관도 매년 적게는 5000여 권에서 많게는 2만여 권씩 책을 폐기하는 등 도서관마다 장서 폐기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명녀 울산 중구의원은 “대구의 ‘2·28기념학생도서관’처럼 폐교를 활용해 도서관을 만들어 오래된 장서를 보관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며 “울산 5개 구·군이 교육청과 협의해 폐교 활용 등 폐기 도서에 대한 장기적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자책(e-book)과 오디오북, DVD 등 전자자료의 증가도 스마트도서관으로의 탈바꿈을 가속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발표한 ‘2024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2023년 실적 기준)’에 따르면, 울산의 1관당 도서자료 수는 9만9118권으로, 1.5% 감소한 반면 전자자료 수는 1관당 7129점으로 전년 대비 74.8%나 늘었다. 전자자료는 2019년(2455점) 대비 무려 3배가량 급증했다.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 3월 문을 여는 울산대 아산도서관(구관)도 스마트도서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초롱 울산대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운영팀장은 “이제는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며 “새롭게 문을 여는 구관도서관은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서 수는 줄이고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도서관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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