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 울산문화예술인]“기존 장르 해체하고 낯선 분야 껴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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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첨병, 울산문화예술인]“기존 장르 해체하고 낯선 분야 껴안아야”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2.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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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창호 극작가가 향후 계획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올해로 17년째를 맞는 경상일보 신춘문예는 울산 유일의 신인작가 등용문이다. 역대 최다 인원과 최다 작품이 응모된 2025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장창호(65) 극작가는 희곡 본심 심사위원으로 처음 참여, 문청(文靑)을 발굴하는데 일조했다. 장 극작가는 새로운 미학 원리와 형태를 시도하는 연극인 전위극 시나리오 작업에다 화가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자신만의 문화예술 세계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본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참여

2025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에는 총 77편의 작품이 응모됐는데, 이는 본보 신춘문예 사상 역대급 응모편수다. 이에 심사위원들이 본선 진출 작품과 최종 당선작을 선정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본보 신춘문예 희곡 본심 심사위원으로 처음 참여한 장 극작가는 “여러 작품 중 단 한 작품을 골라서 작가로 등단시키다보니 많이 부담스러웠다”며 “예술작품은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대한 객관성을 가지고 당선작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곡은 무대를 알아야 하기에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는 경험이 없으면 잘 쓰기가 어려운데 다양한 스타일로 희곡의 얼개(구성)를 갖춘 작품들이 많았다”고 평했다.

장 극작가는 “이 중 신호권씨의 ‘불연성 쓰레기장’은 현실보다 한발 앞선 새로운 작품이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며 “신씨의 작품은 시대성과 개성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신씨의 작품은 3~4월께 한국연출가협회에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장 극작가는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울산에서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방식으로 작가들의 마음을 끌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장 극작가는 “경상일보가 신춘문예 작가들에게 작품 발표 지면을 과감하게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봄에는 시·동시, 여름에는 소설·동화, 가을에는 수필, 겨울에는 희곡·평론 등 사계절마다 분야를 다르게 해서 공모하는 등 경상일보 신춘문예만의 새로움이 있어야 더욱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화가로도 활동…명상 공연 하고파

울산이 고향인 장 극작가는 1984년 희곡 ‘둥지’가 문예지 ‘월간문학’에 등단하며 극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존의 고정화된 연극 양식을 부정하고 새로운 미학 원리와 형태를 시도하는 연극인 전위극을 작업하고 있다. 최근 탈고한 ‘ㅅㄹㅎ19’는 내년께 발간 예정인 ‘ㅅㄹㅎㅅㄹ’의 시리즈물이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낯선 질문을 던진다.

장 극작가는 “현대인의 욕망과 사회의 혼란상을 섞어 암호처럼 심어놨다. 이에 관객이 스스로 작품을 해석해야한다”며 “나는 고정관념을 제일 싫어한다. 세상에는 많은 질문이 있다. 그걸 비유하고 상징해 이미지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23년 3월부터는 추상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시작한 2023년 중앙 회화대전(입선), 세계평화미술대전(입선), 청송야송미술대전(우수상)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장 극작가는 현재 울산의 문화예술계는 지원받은 만큼만 하는 ‘문화 사회주의’라며 이제는 ‘선 발표 후 지원’으로 지원 방식을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울산에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많아지기 위해선 청년들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이 확보돼야 한다”며 “기존 장르를 해체하고 낯선 분야를 껴안아야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울산의 문을 두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도시 울산이 되기 위해선 행복 1번을 돈으로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뀌어야한다”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태화강 물길을 따라 허공에다 울산의 색깔로 그린 거대한 천그림을 덮고 울산의 주요 공연장과 야외 무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구음(口音)과 춤 공연을 하는 명상 공연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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