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고 매운 음식·헬리코박터균 원인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국내 암 발생률 4위로 2021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위암 환자만 2만9361명이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발병 위험이 크며, 40대에 발병률이 급증하기 시작해 60~70대에 최고치에 달한다. 울산에서는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기도 하다.
사람 몸속 위에는 위선암과 간질성 종양, 림프종 등 악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위선암(약 98%)을 흔히 ‘위암’이라고 한다.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박동진 교수는 “위암은 위의 점막에서 발생해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하층, 장막층으로 침윤해(파고들거나 퍼져나감) 들어가고, 주변 림프절을 통해 외부 장기로 전이된다”며 “위암으로 진단되면 림프절 전이와 상관없이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 국한된 종양을 조기 위암이라고 하고, 근육층 이상으로 침윤하면 진행성 위암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위암의 병기는 위벽 침투 정도, 림프절 및 원격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1기는 위암이 굉장히 얕게 침범하고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거의 없다. 3기 정도 되면 암의 깊이가 깊어 위벽을 뚫고 나오거나 림프절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다. 만약 원격 전이가 있다면 4기로 분류된다.
짜거나 탄 음식을 먹는 식습관이 가장 대표적인 위암 발병의 요인이다. 우리나라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일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000㎎이나 우리나라 국민의 일일 나트륨 섭취량은 3500㎎으로 훨씬 웃돈다. 양념류나 김치, 짱아찌와 같은 염장 채소, 라면 등은 염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에 속한다.
박동진 교수는 “한국인에게 위암이 만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염장식품과 찌개류, 직화구이를 즐기는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장상피화생’이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고유한 상피세포에 염증이 발생해 위 상피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상피세포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장상피화생은 위암 발생률을 10배까지 증가시킨다.
만약 궤양 천공으로 인해 위와 소장을 이어주는 수술을 받았거나 고도이형성을 동반하는 용종이 있는 경우에도 위암 전구병변이 될 수 있다. 또한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필수 영양소 결핍 등도 위암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매년 정기검사 통해 조기진단 중요
초기 위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파악이 어렵다. 진행된 위암은 구토나 급격한 체중 감소, 토혈, 혈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나 이는 위암이 굉장히 많이 진행된 경우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 의심 증상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위암을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박 교수는 “위내시경 검사가 가장 좋은 방법이며,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는 고위험군은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에 기생하며 강한 위산을 분비하는 대표적인 균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만성적으로 작용하면 세포를 파괴하고 독소를 유발해 위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소화성 궤양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및 조기 위암 절제 후 남은 위에 헬리코박터균 양성 총 2가지로 구분된다.
위암을 치료 방법은 크게 내시경절제술과 수술, 항암치료 등이 있다. 이 중 암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다. 과거에는 위의 3분의 2를 절제하는 아전 절제나 모두 절제하는 전 절제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으나 최근 조기 위암이 증가하면서 암이 작고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만큼 반 정도만 절제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에도 진행암으로 나오면 항암치료를 할 수 있으며 국소적으로 재발 혹은 진행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절개가 아닌 구멍만 뚫는 복강경 수술이나 3D 영상을 사용하는 로봇수술 등이 시행되고 있어 회복이 좀 더 빠르다.
위암 수술 후에는 소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무에 수술 후 초기에는 소량씩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수술 전 식사량으로 돌아가는 데는 약 한 달 정도 소요된다.
박 교수는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 특히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잘게 썰고 많이 씹어서 삼키고, 수술 후 초기에는 회복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며 “염장식품 및 가공육 등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및 체중 조절, 금연 등이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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