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소리는 고수와 명창, 청중의 반응까지 더해져 완성되는 무대입니다.”
지난 7일 울산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린 15기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BCS) 5강에서는 국악인 유태평양이 강사로 나서 ‘판소리의 세계’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유태평양은 국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조통달 명창 아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말을 트기도 전에 사물놀이·아쟁·가야금을 익혔고, 4살 때 판소리를 공식적으로 시작해 1998년 6살 때 판소리 ‘흥부가’를 최연소로 완창한 천재 국악인으로 꼽힌다. 중학교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 생활을 바탕으로 국악의 세계화에도 관심이 많은 소리꾼이다.
유 강사는 “아버지가 20대 후반의 뒤늦은 나이에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 판소리를 시작했다. 아버지와 저 모두 조통달 스승님에게 배웠다”며 “아버지가 판소리를 하고 나서 아들에게도 가르쳐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나 보다. 그래서 태교부터 판소리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판소리는 민중들이 즐기던 예술에서 발전된 것으로, 소리(노래), 아니리(말), 발림(몸짓) 세 가지 요소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며 “고수의 북 반주와 함께 구성되는데, 고수의 북장단은 판소리의 중요한 반주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판소리가 고수와 명창만이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1고수 2청중 3명창’이라고 할만큼 청중(관객)의 추임새(얼쑤, 좋다 등)가 함께할 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유 강사는 “소리꾼이 되려면 ‘똥물’을 마셔야 한다”는 속설과 관련, “혹독한 훈련을 하며 혹사한 소리꾼의 신체를 위한 보약이 바로 똥물이었고, 동의보감에도 약재로 기록돼 있다”며 “당시에는 약이 부족해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었는데 고된 훈련의 상징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편제와 동편제의 차이점과 함께 판소리의 다섯 마당으로 △춘향가(부부유별) △심청가(부자유친) △적벽가(붕우유신) △흥보가(장유유서) △수궁가(군신유의)를 설명한 뒤, 이 중 심청가의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을 고수의 장단에 맞춰 직접 불러 큰 갈채를 받기도 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수강생들과 함께 판소리를 직접 배워보는 시간을 갖고, 추임새를 어떻게 넣는지와 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진도아리랑’을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유태평양은 미래한국을 빛낼 13인 선정, 석세스 어워드 전통음악부문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2017년), 대한민국 인재대상(2010년)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창극단 부수석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