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배터리 특성화대학’ 유치에 도전장을 다시 내민다.
시는 울산대학교를 중심으로 교육부의 ‘2025년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 사업’ 공모에 참여해 배터리 산업 인재 양성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특성화 대학 지정에 응모했지만 아쉽게도 최종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역 산업과 연계된 실질적 교육 모델을 보완하고, 이차전지 특화 교육과정과 산학협력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계획안을 마련해 올해 재도전한다.
시는 이달 25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 4년간 국비 116억원을 포함해 총 124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매년 약 60명의 이차전지 분야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번 공모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2025년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 사업’으로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분야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와 산업 현장과의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이차전지 분야는 전국에서 단 2개 대학만이 선정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수요 증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 재생에너지 확산 등 글로벌 흐름과 맞물려 고속 성장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2년까지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서만 약 11만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급 실무형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시는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 울산대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특성화대학 유치를 통해 인재양성 시스템의 질적 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 울산대는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R&D 중심 교육, 프로젝트 기반 실습, 기업 현장전문가 강의 등 실무 밀착형 교육과정을 도입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채용 연계형 인턴십, 졸업 후 취업 컨설팅, 경력 관리 프로그램 등 인력 사후 지원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이 사업을 계기로 지역 내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지역 기업체 등과의 연계를 강화해 교육·연구·사업화를 아우르는 산학협력 생태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통해 울산을 이차전지 산업 교육의 허브로 육성한다. 시는 장기적으로 관련 기업의 투자 유치와 기술 개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은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주력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산업도시이지만, 이차전지는 새로운 산업 전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특성화대학 유치를 통해 단순한 인재 배출을 넘어 첨단 산업을 선도할 핵심 역량을 키우고 울산의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에는 이미 UNIST가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돼 반도체 설계 분야의 고급 전문 인재를 양성 중이다. UNIST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정에 따라 대학원 중심의 심화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며, 첨단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울산대학교의 배터리 특성화대학 유치가 확정될 경우 울산은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모두 아우르는 국가 전략산업 인재 양성의 양대 축을 확보하게 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