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꽃바위 일대 이슬람 식당·마트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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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꽃바위 일대 이슬람 식당·마트 증가세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4.14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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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내 거주 외국인 수가 늘어나며 이슬람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할랄 음식 판매 업소도 늘어나 주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방문한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일대 외국인 마트 내부 모습.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며 지역에 다양한 외국인 음식점과 마트가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 등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 할랄 음식을 판매하는 이슬람 주민을 대상으로 한 마트까지 늘어나며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울산 동구 꽃바위에 아시안 푸드마켓을 열었다가 지역 조선업 침체와 팬데믹 등으로 한차례 고배를 마신 필리핀 출신 엘비씨는 2019년 지금의 위치인 방어진순환도로로 가게를 옮겼다.

기존에는 중국과 베트남, 태국을 위주로 그들이 자주 찾는 생선과 향신료, 채소 등을 주로 판매했지만, 최근 이슬람권 음식 수요의 증가로 할랄 식품 판매도 개시했다.

인근 우즈베키스탄 부부가 운영하는 할랄 마트 역시 밤낮 할 것 없이 손님이 끊이지를 않는다. 식구가 많은 이슬람 아내들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판매해주는 마트가 생겨 특히 일손을 덜었다.

매일 직접 구워내는 빵부터 할랄 인증이 붙은 고기 등을 판매 중이라 더 이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하기 위해 부산과 서울 등으로 원정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늘어난 지역 외국인 음식점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외국인 주민 간 지역 생활 정보를 주고받는 안내데스크로서의 역할도 이행하고 있다.

엘비씨는 “개업 초부터 음식을 사가면서 휴대전화 통신사 변경과 집 계약 등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물어오는 외국인 주민들이 있어, 최대한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정보를 나누며 돕고 있다”며 “같은 외국인이다 보니 뭘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엘비씨의 가게는 종종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다.

식당과 마트를 거점으로 같은 지역 출신 외국인 주민 간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러운 문화 교류도 일어난다. 대개는 호기심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다 친밀해지거나 마트에서 산 이국 음식을 촉매로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는 한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디나라씨는 “최근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점과 마트가 늘어나 주민 호응이 높다”며 “마트가 생겨서 들른 김에 본국에서 먹는 빵을 사 직장에서 나눠 먹었더니 생각보다 고소하고 맛있다며 호평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음식점을 계기로 팬데믹 등으로 위기를 겪었던 동구의 외국인 거리가 활성화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박유리 울산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센터장은 “이슬람 주민에게는 식사 문제도 특히 중요한 정주요건 중 하나”라면서 “최근 늘어나고 다양화된 외국인 음식점이 주민들 사이 커뮤니티 역할도 병행하게 되며 김해 동상시장 같은 외국인 거리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슬람권으로 구분되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출신 외국인은 지난 2016년 1152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1850명으로 늘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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