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입주 2년차에 접어든 울산 중구 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미등기 상태 지속으로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행정기관과 아파트 조합은 서로 ‘네 탓’만 하면서 애꿎은 입주민들의 등만 터지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 번영로 센트리지 아파트는 지난 2023년 입주를 완료했지만 아직 등기가 나지 않았다.
조합과 관할 지자체인 중구청은 등기 사전 절차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중구는 조합의 ‘업무 해태’를, 조합은 중구의 ‘업무 지연’을 지적하고 있다.
중구는 조합에서 서덕출공원 서측 옹벽 도로 침범 및 공원 미조성, 단지 북측 완충녹지 공사 미실시, 사업지 동측 도로 편입 건물 미보상 등 정비기반시설 설치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원활한 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계획 일정의 준수 등에 대해 동의했는데, 조합에서 동의 요청시 제출한 사업계획을 준수하지 않고 단지 내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부분 준공 서류를 접수했다는 게 중구의 설명이다.
중구 관계자는 “조합에서 준공검사 이후 보완 조치 계획 서류를 제출했지만 부적정 사항이 많아 재보완을 요구했다”며 “조합의 사업 준공계획이 담보될 시 신속한 행정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합은 ‘해야 할 일을 다 했는데도 행정이 늑장을 부린다’는 입장이다.
우선 서덕출공원 서측 옹벽 도로침범 및 공원 조성 건은 중구의 행정적 실수로 사업 추진 기간이 미뤄지면서 조합에서 손을 쓸 수 없게 됐고, 단지 북측 완충녹지 공사도 행정기관과 적극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또 사업지 동측 도로 편입 건물 보상 건은 소유주의 무리한 요구로 협의가 불발됐음에도 해결하려고 노력 중인데, 중구에서 일련의 업무를 구두상으로만 처리하는 식으로 비협조적 행정을 일삼는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중구와 조합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사이, 입주민들의 금전적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입주민들은 미등기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금융기관 대출과 전세보증보험 가입 등에 제약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오는 9월 비과세 시점이 도래하면서 더 골머리를 앓고 있다.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더라도 자택이 미등기면 비과세를 청구할 수 없다.
입주민 강모(60)씨는 “입주 2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도 등기가 나지 않아 대출 전환이 어렵고 신생아대출 등을 받지 못하는 주민도 있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중구와 조합이 합심해 노력하기는커녕 서로 신경전하는 듯한 모양새가 우려스럽다.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 원만히 등기가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