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가성비 맛집’ 구내식당·한식뷔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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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가성비 맛집’ 구내식당·한식뷔페 인기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5.04.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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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울산 남구의 한 한식뷔페가 오전 11시30분부터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직장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남구 남울산우체국 앞. 구내식당 개방 시간은 오전 11시20분이지만 그보다 앞선 오전 11시부터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은 입장을 위해 식당 주변을 서성였다.

이곳 구내식당은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식권 한 장에 6000원, 밥과 국은 기본에 불고기와 고등어구이, 나물 무침 등 4~5가지 반찬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매주 식단표를 찍어 지역 커뮤니티에 공유하기도 하고, 인근 직장인들은 식권 대량 구매도 하고 있다.

이날 입장을 기다리던 60대 A씨는 “인근 식당에 가면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밥값만 1만원에 어쩔 때는 2만원 가까이 하기도 한다”며 “최근 식자재 값도 올라 매일 요리를 해먹기도 부담스러운데, 고민 없이 매일 다른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공기관 식당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 매곡동 테크노파크 구내식당도 마찬가지로 인기다. 이곳 역시 6000원에 6~7가지 반찬을 제공해 지역 직장인들이나 운전기사 커뮤니티에 주간 식단표가 정기적으로 공유된다.

남구 왕리단길부터 중구 학성교 인근, 성안동 등에서는 ‘한 끼 6000~8000원’ 무한리필 한식뷔페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이날 점심시간 남구의 한 한식뷔페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인근 직장인들이 장부까지 만들어가며 이용할 정도로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장인 손님이 주를 이룬다.

한식뷔페 관계자는 “고물가에 매일 점심 메뉴 선정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아 최근 더 자주 이용하시는 것 같다”며 “택시기사들에게는 1000원 할인도 하고 있어 고물가에 든든한 한 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이 외식과 생필품 물가가 치솟고, 관세·환율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직장인들 사이 ‘가성비 식당’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지은(여·26)씨는 “구내식당이 없는 회사다 보니 매일 점심은 외식을 해야 하는데 점심 한 끼 먹고 나면 죄책감이 들 정도로 물가가 너무 올라서 부담스럽다”며 “도시락도 싸보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날에는 직장동료들과 최대한 가성비 식당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구내식당·가성비 식당 쏠림’ 현상이 지역 자영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다.

삼산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밥값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고, 그대로 유지하자니 재료값이 감당이 안 된다”며 “계속된 경기 침체로 손님도, 식당도 모두 힘든 상황이라 모쪼록 경기와 물가가 안정화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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