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 구내식당은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식권 한 장에 6000원, 밥과 국은 기본에 불고기와 고등어구이, 나물 무침 등 4~5가지 반찬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매주 식단표를 찍어 지역 커뮤니티에 공유하기도 하고, 인근 직장인들은 식권 대량 구매도 하고 있다.
이날 입장을 기다리던 60대 A씨는 “인근 식당에 가면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밥값만 1만원에 어쩔 때는 2만원 가까이 하기도 한다”며 “최근 식자재 값도 올라 매일 요리를 해먹기도 부담스러운데, 고민 없이 매일 다른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공공기관 식당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 매곡동 테크노파크 구내식당도 마찬가지로 인기다. 이곳 역시 6000원에 6~7가지 반찬을 제공해 지역 직장인들이나 운전기사 커뮤니티에 주간 식단표가 정기적으로 공유된다.
남구 왕리단길부터 중구 학성교 인근, 성안동 등에서는 ‘한 끼 6000~8000원’ 무한리필 한식뷔페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점심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이날 점심시간 남구의 한 한식뷔페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인근 직장인들이 장부까지 만들어가며 이용할 정도로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장인 손님이 주를 이룬다.
한식뷔페 관계자는 “고물가에 매일 점심 메뉴 선정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아 최근 더 자주 이용하시는 것 같다”며 “택시기사들에게는 1000원 할인도 하고 있어 고물가에 든든한 한 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이 외식과 생필품 물가가 치솟고, 관세·환율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직장인들 사이 ‘가성비 식당’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지은(여·26)씨는 “구내식당이 없는 회사다 보니 매일 점심은 외식을 해야 하는데 점심 한 끼 먹고 나면 죄책감이 들 정도로 물가가 너무 올라서 부담스럽다”며 “도시락도 싸보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날에는 직장동료들과 최대한 가성비 식당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구내식당·가성비 식당 쏠림’ 현상이 지역 자영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다.
삼산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밥값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고, 그대로 유지하자니 재료값이 감당이 안 된다”며 “계속된 경기 침체로 손님도, 식당도 모두 힘든 상황이라 모쪼록 경기와 물가가 안정화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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