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 공모에 선정돼 지난해 6월 문을 연 온앤오프에는 올해 3월까지 약 10개월간 2213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 회의실을 포함해 30명가량이 정원인 센터에 하루 평균 7~8명이 방문한 셈이다.
그러나 이들 중 동구에 장기 체류하며 지역 경험을 병행하는 ‘워케이셔너’의 비중은 높지 않다. 주로 미팅이나 업무 처리를 위해 짧게 머물며 센터를 이용하는 단기 방문객이 대다수다.
공간을 위탁 운영 중인 김미나 대표는 “울산의 산업 구조상 IT나 프리랜서 위주의 장기 원격 근무자는 드물다”며 “주로 출장을 겸한 짧은 워케이션 수요가 많아 워케이션센터를 통한 정주인구 유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울산은 제조업과 중공업이 중심인 도시로 대다수 직장인은 현장 중심의 정주근무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여타 지역처럼 장기 체류 워케이셔너를 유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동구와 온앤오프는 이용객의 정주인구 유입 대신 지역과 연결되는 ‘관계인구’ 유입에 집중하고 있다. 꾸준히 진행 중인 자기 계발, 휴식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클래스와 팸투어 등 외지인과 주민이 함께 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이용자 간 교류 행사가 그 예시다. ‘짧게 다녀가더라도 지역과의 접점을 남겨서 다시 찾도록 하자’는 취지다.
다만 워케이션이 단순한 관광상품으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와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과 관계를 맺고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특히 산업 구조와 맞지 않는 외형적 사업보다 울산의 특수성을 반영한 울산만의 워케이션 모델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울산문화관광재단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내달부터 다시 유케이션 사업을 재가동한다. 유케이션은 ‘울산형 워케이션’으로 불리며 지난해 1년간 운영된 바 있다. 울산 전역을 대상으로 5개 구·군에 흩어져 있는 관광자원과 숙소, 오피스, 체험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구성해 일 최대 1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난 한 해 308명이 방문하며 당초 목표했던 500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울산은 제주나 강원에 비해 체류형 관광지가 부족하고 산업 구조상 장기 워케이션 수요도 적다”며 “접근성이 떨어져 방문이 어려운 울주군이나 동구 등의 산악·해안 관광지를 적극 활용해 이용자들이 짧은 기간이라도 다양한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숙박과 관광, 업무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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