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소방본부는 30일 남구 선암호수공원에서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드론 인명구조·수색 시스템’을 시연했다.
오후 2시께 신선산에서 조난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소방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구조 대상자 정보와 추정 위치를 수색 시스템에 입력했다. 수색 시스템 AI는 신고 위치 인근의 지형과 기후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수색 경로를 선택했다. 곧바로 대기 중인 드론이 이륙했고, 지정된 경로를 따라 비행하며 영상을 촬영해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수색 시스템은 AI 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전송받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구조 대상자 위치를 자동으로 탐지했다. 이윽고 드론이 수풀 등에 하반신이 가려진 조난자를 찾자, 스크린에는 빨간색 사각형으로 조난자가 표시됐다. 이후 시스템으로부터 위치 정보를 전달받은 구조대가 현장으로 파견됐고, 조난자를 무사히 구조했다.
이날 시연회에 투입된 드론은 Blueye-600AI로, 서버로부터 명령을 받는 형태가 아닌 AI모델이 드론에 탑재된 온디바이스형이다.
화창한 날씨 속 산 곳곳이 수풀에 가려져 있었지만, AI가 탑재된 드론 카메라는 신체 일부만으로도 사람을 식별해 냈다.
이번 시스템 개발은 소방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4년 부처협업 기반 인공지능 확산사업’ 공모에 울산소방본부가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비 45억원이 투입된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해 낙엽에 파묻히거나 물에 빠져 몸이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 장면 등의 영상·사진으로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조난자 위치 예측 및 발견, 최적의 수색경로 알고리즘 개발, 현장 실증 등을 통해 산악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초기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이로 인해 경험 많은 소방관이 드론 촬영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던 것을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도심과 강·바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적용하고, 내년에는 조난자 AI 수색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2027년부터는 AI 수색 시스템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시연회에 사용된 드론을 설계·개발하는 송태훈 (주)휴인스 대표이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은 마쳤기에, 실제 상황에서 습득하는 학습데이터가 쌓이고, 나날이 발전하는 드론을 교체할 경우 가동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며 “치매 노인 실종 수색처럼 조난자의 옷 색상 등 특징을 입력할 경우 인식률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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