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울산 보물) 보호각 정비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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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울산 보물) 보호각 정비 장기화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5.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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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 상북면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보호각이 예산문제로 정비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 보물인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의 보호각 정비 공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호각 보수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확인돼 대공사가 필요한데 예산 확보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15일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일원. 모텔과 호텔 사이로 간월사지를 보호하는 담장이 감싸고 있다. 간월사지 입구는 철제 펜스로 막혀 있고, 석조여래좌상 보호각 주위로 비계가 설치돼 있다. 보호각 지붕은 비닐에 덮인 채 우천을 대비하고 있다.

이날 간월사지 인근을 둘러보던 관광객 A씨는 “아직도 정비가 안 끝났는지 몰랐다.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는 이런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며 “외부에서 볼 때는 환기가 되지 않아 보이는데 보호각 내부에 벌레나 이끼가 생길까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든 지 몇백 년이 된 팔만대장경 같은 문화재도 잘 보존되는데 어떻게 만든 지 몇 년 안 된 지붕이 무너졌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기술력이 선조들을 못따라 가는 건지 아니면 대충 지은 건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은 울산에서 보물로 지정된 불상(보물 제370호)으로, 통일신라 말기 불교미술 연구의 귀중한 유물이다.

군에 따르면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보호각은 지난 2019년께 13억720여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하지만 지난 2023년께 보호각 지붕이 내려앉았다. 군은 국비 포함,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말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0월부터 정비 공사에 착공했다.

당초 지붕 일부만 보수할 계획이었지만, 보호각 지붕을 해체해 보니 내부 목부재(나무 구조재)의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문화재시설 특성상 공사 전에는 육안 점검만 할 수 있어 구조 내부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지붕 목부재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 실정이지만,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해 정비 공사 완료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보호각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예산 집행에 반드시 국비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재 보수에 필요한 추가 경비는 국가유산청의 추경에 포함되지 않아, 내년도 본예산이 편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약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할 경우, 공사 재개와 준공 시점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설치 당시부터 습기가 많은 지질 등 문화재 보관에 부적합한 환경이 고려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주군 관계자는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이 위치한 장소가 생각보다 더 습해 보호각의 목부재가 썩은 것 같다”며 “하루빨리 국비를 확보해 정비를 마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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