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개체수 반토막…울산 양봉업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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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개체수 반토막…울산 양봉업자 시름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5.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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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찾은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한 양봉농가에서 최낙출 한국양봉협회 울산시지회 울주군지부 사무국장이 꿀벌 수가 줄면서 벌통 1군에 절반 정도가 비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기후에 꿀벌 개체 수가 전년보다 절반 정도 감소하면서 울산 양봉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한 양봉농가. 꿀벌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최낙출 한국양봉협회 울산시지회 울주군지부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양봉 모자를 쓰고 벌통과 꿀벌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최 사무국장이 벌통 1군을 열자 절반 정도가 비어있고 벌통 내 칸막이처럼 꽂혀 있는 벌장에도 꿀벌이 적었다.

최 사무국장은 “원래는 벌통 1군에 벌장이 8개 들어있는데 꿀벌 수가 줄면서 현재는 4개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양봉협회 울산시지회 울주군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벌통 1군에 2만4000마리에서 3만마리 수준이던 꿀벌 수는 올해 1만5000마리로 50% 정도 줄었다.

이는 이상기후로 지난 겨울에 꿀벌이 많이 죽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기온이 10℃ 이상인 날은 20여일, 20℃ 이상인 날은 2일 등 기온이 평년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겨울에 월동해야 하는 꿀벌이 날씨가 따뜻해 나갔다가 해가 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귀가하지 못하고 얼어죽는 경우가 많았다. 꿀벌은 변온동물이라 기온 변화에 취약하다.

이상기후로 꿀벌이 질병 및 바이러스에 걸리거나 농약 살포로 죽는 경우도 있다.

김철홍 한국양봉협회 울산시지회장은 “하루 평균 1500마리가 소멸된다. 10일이면 벌통 1군이 사라지는 꼴”이라며 “꿀벌이 줄면서 7~8년 전 15만원이었던 벌통 1군이 지금은 35만~45만원선으로 올랐다. 돈이 있어도 꿀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벌이 줄어들면서 사과, 배, 딸기, 참외, 수박 등 과수 수정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최낙출 사무국장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3년 안에 멸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꿀벌은 중요한 존재”라며 “지자체에서 꿀벌 수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양봉산업 육성과 이상기후 피해 예방 등을 위해 화분사료 등 16개 품목, 7억4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봉협회와 의논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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